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25 17:42

길병원 노영 교수팀, 객관적 진단 돕는 SW 휴런에 기술이전…치매 진단연구에 크게 기여

노영 가천대 길병원 교수 (사진제공=가천길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뇌 영상을 분석해 알츠하이머의 원인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통과했다. 그동안 정확한 기준이 없던 베타 아밀로이드의 측정이 정량화되면 알츠하이머 진단과 임상연구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가천대 길병원 노영 교수팀은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Veuron-Brain-pAb’을 의료인공지능 솔루션 기업인 휴런에 기술이전했으며, 휴런이 이를 제품화해 지난 15일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노영 교수팀이 영상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0월 경이다. 국내 최초로 임상연구를 위한 ‘플루트메타몰(F-18 Flutemetamol)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검사를 시작했다. 개인의 PET 영상을 정량화 시키는 표준섭취계수율(SUVR)을 자동계산하는 것이 이 기술의 특징이다. 나아가 MRI 영상을 결합해 정확한 뇌 위치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그동안 PET 뇌영상검사는 객관적인 지표 없이 시각 기반의 척도를 이용했다. 평가자에 따라 진단결과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던 것. 하지만 PET 영상을 정량 분석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고, 해부학적 구조물을 수작업으로 구분하는 과정 등 능숙한 전문가가 필요했다. 반면 교수팀이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인공지능이 영상데이터를 분석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자동으로 정량화한다.

노 교수는 “이번 연구로 치매질환 진단 및 관리에 있어서 정밀의료에 한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치매 진단 및 연구과정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아밀로이드 PET을 시작으로, 휴런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타우 PET, 포도당 PET, 도파민 PET 등 여러 뇌질환 진단에 필요한 PET 영상 정량화 기법을 소프트웨어 제품화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내 스타트업인 휴런은 FDA 승인을 계기로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의료기관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경우, 유럽이나 아시아권 세계 시장도 가능하리라는 판단에서다.

신동훈 휴런 대표는 “아밀로이드 측정 소프트웨어는 임상 뿐 아니라 신약개발에도 유용하다”며 “치매 신약개발 과정에도 약물평가와 임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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