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2.01 16:47

서울대병원 오명돈·박완범 교수팀 "확진자 면역세포 유전자와 일치"…집단면역 연구에 새로운 방향 제시

코로나19 감염환자의 인체에서 생성된 중화항체의 모습. (사진: 서울대병원)
코로나19 감염환자의 인체에서 생성된 중화항체의 모습. (사진: 서울대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도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면역세포를 보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소개됐다. 향후 무증상 집단에 대한 해석과 백신에 의한 집단면역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박완범 교수와 서울대 생화학교실 김상일·정준호 교수, 전기정보공학부 노진성·권성훈 교수팀은 확진자에게서 만들어진 중화항체의 근간이 되는 면역세포 유전자가 비감염자의 면역세포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학계에 보고했다고 1일 밝혔다.

중화항체는 체내에 침입한 항원에 대응하기 위해 림프조직에서 만들어내는 면역물질이다. 이 중화항체가 바이러스의 운동성과 독성을 약화시키고, 이런 기전을 이용해 백신과 치료제를 만든다. 따라서 비감염자의 면역세포가 확진자의 것과 일치한다는 것은 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수팀은 서울대병원에서 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를 받은 16명 중 13명에게서 중화항체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를 생성한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비감염자 6명의 것과 비교했다. 그 결과, 두 면역세포의 유전자가 상호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면역세포에서 항체를 만들기까지 2주~1개월 걸린다. 하지만 면역세포가 존재한다면 1주일이면 항체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확진자 13명의 경우도 중화항체가 생기기까지 이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했다.

박완범‧오명돈 교수팀은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코로나19 확진자로부터 국내 처음 바이러스 분리 배양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중개의학 국제학술지인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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