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2.03 11:49

서울대 김영수· 장진영 교수팀, 췌장암 생존율 향상에 기여…기업에 기술이전해 상업화 추진

의공학교실 김영수 교수(왼쪽)와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
의공학교실 김영수 교수(왼쪽)와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췌장암의 조기진단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킨 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분석시간과 검사비용을 줄이면서 정확도까지 향상시켜 상업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의대 의공학교실 김영수와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팀은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MRM-MS)을 이용해 췌장암 조기진단이 가능한 단백체 기반의 다중마커 패널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췌장암 단백체 표지자를 분석하는 이 검사법의 정확도(AUC)는 93%에 이른다. 특히 기존 췌장암 진단에 사용하는 CA19-9 검사와 병용할 경우, 정확도를 95%까지 높일 수 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2.6%(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가장 나쁜 암이다. 기존에 혈액으로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CA19-9 검사법이 있지만 70~80%의 민감도와 80~90%의 특이도를 나타내 진단의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단일마커가 아닌 다중마커 조합에 주목했다. 다중마커가 단일마커보다 진단의 정확도와 민감도, 특이도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중마커는 췌장암이 발병했을 때 혈액 내에서 발현하는 단백체 중에서 조기진단을 돕는 여러 개의 바이오마커다.

연구팀은 다중마커 패널을 구성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5개기관의 환자 1008개 혈장 샘플을 수집했다. 그리고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MRM-MS)을 이용해 단백체 바이오마커 후보를 발굴하고, 이를 확인·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효과를 규명했다. 다중반응검지법(MRM-MS)은 연구팀이 개발한 질량분석 기술로 미량의 단백체 발현량 차이까지 정밀하게 구별해주는 고감도 첨단 분석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를 통해 14개 단백질을 포함하는 다중마커 패널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이를 검증한 결과, 기존 단일 바이오마커인 CA19-9의 진단정확도가 77%에서 다중마커 패널 활용 시 93%로 대폭 높아졌다. CA19-9보다 15% 이상 정확도가 향상된 것이다. 또 CA19-9와 다중마커 패널을 병용해 진단정확도를 18% 이상 향상시켰다.

김 교수는 “단백체 다중마커 패널을 활용하면 췌장암의 발병 가능성, 조기진단 및 중증도를 유의하게 예측할 수 있다"며 "향후 환자의 생존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현재 췌장암 다중마커 패널을 이용한 진단기술을 국내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 특허 출원하는 한편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해 상업화를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협회 학술지인 ‘Clinical Cancer Research’ 온라인판에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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