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2.17 13:42

"안전 책임 담당자, 사장급 격상…포스코 직원, 정비 작업 앞서 '잠재위험 공유활동' 확인·서명하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6일 최근 안전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방문해 제철소 직원, 협력사 대표들과 현장 위험요소에 대해 공유하고 개선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16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주 안전사고가 발생한 포항제철소 현장에 방문해 제철소 직원, 협력사 대표들과 현장 위험요소에 대해 공유하고 개선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6일 유족들과 국민에게 최근 연이어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아울러 지난주 인명사고가 발생한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해 현장의 안전관리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앞서 지난 8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설비를 정비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이 크레인 중 하나인 언로더에 몸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정우 회장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회사의 최고책임자로서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유가족분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바탕으로 유가족분들이 요구하시는 추가 내용이 있을 경우 이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으로서 안전경영을 실현할 때까지 현장을 직접 챙기겠다"면서 "안전상황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안전 책임 담당자를 사장급으로 격상하도록 해 안전이 가장 최우선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도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는데 사람 한명 한명의 생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이전부터 안전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선언하고, 안전 설비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최근 사건들이 보여주듯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절감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 특단의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또 "포스코는 국민기업을 넘어 기업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데 더욱 매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들께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날 최정우 회장은 사과와 더불어 협력사 대표들과 사고현장을 함께 확인하며 작업 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인들과 애로사항을 확인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협력사의 모든 정비 작업에 대해 포스코 직원이 작업 전 잠재위험 공유활동(TBM)에 필수 참여해 안전조치를 확인하고 서명하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3일부터 시행 중인 가동설비 점검·수리 금지, 작업중지권 고지, 작업시 CCTV 의무 사용, 위험개소 작업 시 부소장(임원) 결재, 직영 안전조치사항 관계사 위임금지, 부식개소 출입금지 등을 포함한 '6대 안전긴급조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 중인지도 직접 점검했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11월 25일에도 전날 발생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현장에서 작업하던 직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안전사고에 대해 직접 사과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신년사룰 통해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삼아 일터를 행복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하는 등 올해 들어 특히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1월 말 열린 그룹운영회의에서도 생산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작업중지권 철저 이행, 안전신문고 신설 등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을 즉시 시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에서 일어난 사망 사고는 9건에 달한다. 지난 12월에만 포항제철소에서 2명의 현장 직원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지난 15일 열린 최고의원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나서 안전관리 조취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도 지난 16일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꾸준히 안전관리 개선을 외치고 있있다.

한편 포스코는 이날 지난해 위험개소 작업자들에게 1300여대 지급했던 스마트워치를 1400여대 추가 배포키로 했다. 스마트워치는 현장 근무자의 넘어짐, 심박 이상, 추락 등 신체 이상이 실시간 감지되면 주변 동료들에게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외에도 제철소 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교통 CCTV 및 과속단속카메라 130여대를 추가로 설치키로 했다.

지난 12월 포항제철소 내 도로에서 오토바이로 출근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데에 대한 조치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