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2.18 10:30

서울성모병원 강모열 교수팀 분석

강모열 교수
강모열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이 저소득층일수록, 또 남녀별로는 여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와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이동욱 교수팀은 2020년 1~2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만 19세 이상 임금근로자 3890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과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임금근로자의 건강문제에 따른 노동생산성 손실에 대해 6개 항목, 10점 척도로 조사했다. 노동생산성 손실은 구체적으로 앱센티즘(Absenteeism)과 프리젠티즘(Presenteeism)으로 구분했다.

앱센티즘은 건강문제로 인한 결근, 조퇴, 지각 등의 근로시간 손실을 의미한다. 또 프리젠티즘은 출근했으나 건강문제로 업무수행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정의했다.

조사대상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4시간이었으며, 건강문제로 인한 노동생산성 손실은 평균적으로 26.6%로 나타났다.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은 프리젠티즘으로 인한 부분이 96% 정도였고, 앱센티즘으로 인한 것은 4% 이하였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주당 근로시간(40시간 미만과 40시간, 41~51시간, 52시간 이상 등 4개 그룹)과 가구소득 수준(3분위), 성별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에 비해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1%, 여성 6.6% 더 발생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에 의한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은 저소득층일수록, 또 여성일수록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가장 소득이 낮은 군을 기준으로 52시간 이상 군은 40시간 군에 비해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이 남성 5.8%, 여성은 10.1%로 더 크게 발생한 것이다.

연구팀은 저소득층의 경우, 건강이 좋지 않아도 소득 확보를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생산성 손실과의 연관성이 더욱 잘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행동 양상은 여성에서 더욱 뚜렷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소득층 근로자가 장시간 노동하는 것은 고소득층과는 다른 사회경제적 압력이 있다는 점에 대해 고민을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생산량 증가를 위한 장시간 노동이 생산성을 악화시켜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경제적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모열 교수는 “연구결과는 근무시간 및 병가정책을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근로자의 건강을 위한 적정 근무시간과 병가 정책이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직업환경의학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2020년 1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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