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선영 기자
  • 입력 2021.03.04 13:42
KTX 햄버거녀, 허지웅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허지웅 인스타그램)

[뉴스웍스=이선영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최근 KTX 안에서 햄버거를 먹을며 행패를 부린 여성에게 쓴 소리를 날리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요즘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다. KTX 열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던 사람을 제지하자 폭언과 함께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래 전에는 이런 말을 종종 보고 들었다. 나이든 자들이 내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고 그 자식들이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는 동안 우리 공동체의 가장 나쁜 맨얼굴을 보게 된다"며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증명한 것 없이 부모 돈으로 살아가며 그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흡사 삼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삼루타를 친 것마냥 구는 자를 보는 것처럼 추하고 꼴사납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날 KTX에서 마스크를 벗고 햄버거를 먹던 한 승객에게 승무원은 열차 통로로 나가 음식물을 섭취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돌아온 건 막말이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

당시 햄버거를 먹은 여성은 제지를 당하자 "내가 여기서 먹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며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 줄 알고 그러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며 작성자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면서 "없는 것들이 화가 가득 차서 있는 사람한테 화풀이다"라는 말로 글쓴이를 몰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이후 여성의 사과로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코레일 측은 원칙대로 감염병 예방 위반 혐의로 여성을 고소했다. 

[이하 허지웅 인스타그램 글 전문]

요즘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라는 말입니다. KTX 열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던 사람을 제지하자 폭언과 함께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오래 전에는 이런 말 종종 보고 들었지요. 그런데 그때도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말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낯부끄러워서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이든 자들이 내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고 그 자식들이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는 동안 우리 공동체의 가장 나쁜 맨얼굴을 보게 됩니다.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증명한 것 없이 부모의 돈으로 살아가며 그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흡사 삼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삼루타를 친 것 마냥 구는 자를 보는 것처럼 추하고 꼴사납습니다.

타고난 운을 고맙게 생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의 인생에 가장 빛나는 성과란 고작해야 삼루에서 태어났다는 것 뿐일 겁니다.

지금 이 시간 돈이 아니라 내가 가진 가장 빛나고 훌륭한 것을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분투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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