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04 17:00

강남세브란스 조한나·류철형 교수팀, 경도인지장애자 장기 추적조사 입증

조한나 교수(왼쪽)와 류철형 교수
조한나 교수(왼쪽)와 류철형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치매 초기라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운동이 치매 예방과 중증화를 막는 대안으로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한나·류철형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로 판명된 환자들을 운동그룹과 비운동그룹으로 나눠 장기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대부분 치매로 이행된다.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6년 동안 국민건강보험 조사에 참여한 24만7149명 중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분류해 조사에 들어갔다. 운동이 치매로 이행되는 것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신체 활동의 지속성과 규칙성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면밀히 조사했다.

교수팀은 대상그룹을 크게 ‘경도인지장애 판정 전·후 비운동군’, ‘운동군’, ‘운동 중단군’, ‘경도인지장애 판정과 상관없이 지속적인 운동군’으로 구분해 추적에 들어갔다. 운동시간은 ‘주 1회 10분 이상’으로 정했으며, 운동 강도는 ‘보통에서 높은 강도의 신체활동’으로 규정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 판정 전·후로 꾸준히 운동한 그룹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로의 이행 비율이 가장 낮았다.

꾸준히 운동한 그룹은 5만6664명 중 2742명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전환됐다. 이는 전체의 4.8% 수준이다. 반면 비운동군은 9만9873명 중 8658명이 치매로 발전했다. 비율로 보면 8.7%로 운동군에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또 경도인지장애 판정 이후 운동을 시작한 그룹은 4만5598명 중 2888명이 치매로 발전했다. 비율로 보면 꾸준히 운동한 그룹보다 낮은 6.3%지만 비운동군과 운동중단군보다는 그래도 낮은 편이다. 운동 중단 그룹은 4만5014명 중 3445명(7.7%)이 치매로 이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비록 퇴행성 뇌질환이라고 해도 운동과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치매 중증화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국가 치매관리사업에도 유용한 자료로 쓰일 전망이다.

조한나 교수는 “운동을 꾸준하면 뇌신경세포가 발달하고, 인지기능이 개선된다”며 “치매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선 경도인지장애자 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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