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3.08 14:09

최동윤 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연구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최동윤 생산기술연구원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선임연구원과 정재희 세종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 항균필터를 개발했다. 

공기 중에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들이 미세먼지와 함께 떠다니고 있다.

기존의 항균필터들은 미생물이 항균처리된 섬유표면에 직접 접촉하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형태여서 부유 미생물은 살균할 수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퇴적된 미세먼지로 인해 항균 지속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으며 심지어 미생물들이 오염물질 상에서 영양분을 공급받고 번식해 2차 오염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필터 표면 상의 주변 미생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필터를 고안했다.

대표적 광촉매인 이산화티타늄(TiO2)은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하면 주위 산소, 물과 반응해 미생물을 죽일 수 있는 활성산소를 만들어 낸다.  활성산소를 이용하면 필터 섬유에 접촉하지 않은 미생물도 살균할 수 있다.

하지만 자외선은 실생활 공간에서 활용하기 어렵고, 태양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극히 적어 실용적이지 않다.

가시광을 이용한 광촉매 활성화 연구가 다양하게 제안됐지만 복잡한 합성 공정과 높은 제조비용이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 광촉매 나노입자 표면에 가시광반응 유기염료를 물리적으로 흡착해 가시광선을 쬐면 활성산소를 만드는 이산화티타늄-유기염료 복합 나노입자를 만들었다.

유기염료의 친수성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 표면을 높은 소수성을 갖도록 개질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우수한 항균 능력과 수분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공정을 개선해 보다 저렴하고 간단한 기능성 항균 필터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실제 연구팀이 제작한 필터는 표피 포도상구균에 대해 실내조명에서 4시간 후 99.9%, 태양광에서는 1시간 후 99.98%의 항균성을 나타냈다. 고초균, 대장균, 장내구균등 다양한 그람 음성균과 양성균에 대해서도 99% 이상의 항균 성능을 보였다.

최동윤 선임연구원은 "유기 염료의 광분해로 인해 수명이 짧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낮은 광량에서도 우수한 항균성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기본연구사업, 세종대학교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기관고유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지난달 24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공동 연구팀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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