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11 12:03

서울성모병원 김태석 교수팀, 조현병 환자 기대수명 늘려 복약 가이드에 도움

김태석 교수(왼쪽)과
김태석 교수(왼쪽)와 오지훈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항정신병 치료제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춘다는 논문이 나왔다. 조현병 환자들이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정신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까지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복약 가이드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석 교수팀은 대규모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항정신병약제의 꾸준한 복용과 사망원인 사이의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11일 소개했다.

김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통해 2003~2017년 치료를 받은 8만6923명의 조현병 환자를 항정신병약 치료군(4주 이상 처방)과 비치료군으로 나눠 사망원인 및 사망 위험비(HR; hazard ratio)를 분석했다.

추적기간은 평균 5.9년(중위값)이었으며, 그 기간 동안 7만7139명은 평균 4.1년, 나머지 9784명은 단 11일 간만 치료제를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팀은 데이터에서 나이와 성별, 체질량지수, 소득수준 및 기저질환 등을 보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항정신병약제를 꾸준히 복용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인 사망위험비가 0.79배 낮았다. 비율로 보면 21% 감소효과를 보인 것이다. 특히 분석에 이용된 12항목의 사망원인 중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45% 감소했고,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 역시 61%나 감소했다.

심혈관질환 중 허혈성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비는 더 낮아 62%로 나타났다. 반면 비허혈성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비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교수팀은 이상의 연구내용을 종합해 항정신병약의 꾸준한 복용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와는 달리 관질환 이외에 폐렴이나 암, 당뇨 등으로 사망할 위험비는 항정신병약제의 지속적인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조현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기대수명이 평균 15~25년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석 교수는 “조현병의 일차치료는 항정신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지만 환자의 인식부족으로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며 “이번 연구는 항정신병 약물치료가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조현병 연구(Schizophrenia Research)’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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