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12 16:09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팀, 양한방 협진한 뇌졸중 환자 401명 분석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뇌졸중 환자에게 한약과 양약을 함께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양한방 협진 시 우려되는 약물 부작용 문제를 불식시키는 의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창남(사진)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팀은 뇌졸중으로 14일 이상 입원한 환자 중 한약과 양약을 병용투여한 401명을 추적한 결과, 간기능 수치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4명(1%)에 불과했으며, 이들도 한약 치료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고 12일 밝혔다.

교수팀은 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검토해 나이와 성별, 간기능 검사수치(빌리루빈·AST·ALT·ALP·γ-GT), 간염바이러스 및 신기능수치(BUN), 영상 검사(CT·MRI·초음파), 과거력, 한약과 양약 등 약물을 총체적으로 분석했다. 환자는 뇌경색이 270명(67.3%)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뇌출혈 160명(39.9%), 두 가지 질환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환자는 29명(7.2%)이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세였다.

연구 결과, 401명 중 간 손상이 발생한 환자는 4명(1.0%)이었다. 이중 3명은 ALT 수치가 ULN보다 2∼3배, 1명은 ULN보다 3∼5배 높았다.

4명의 환자에게 간손상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은 양약 2건, 한약 2건이었다. 양약의 경우엔 Moxifloxacin과 Ebastine이, 한약은 청폐사간과 열다한소탕이 원인 약물로 추정됐다. 약인성 신손상(DIAKI) 및 한약으로 인한 신손상(HIAKI) 환자는 없었다.

교수팀은 이들 중 3명에겐 원인 약물을 중단하고, 간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해 한약을 투여했다. 나머지 1명은 담즙 촉진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모두에게서 ALT 수치가 14일 이내에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종합해 한·양약 병용투여가 환자의 간기능을 손상시키기 보다 개인적인 간기능 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했다

고 교수는 “간 손상 여부는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 종류와 기간, 간기능 상태 등 개인적 특성과 관련이 있는 만큼 다양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hyto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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