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6.04.25 17:21

"단둘이 안만나겠다는 건 없던 말이 자꾸 만들어지기 때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25일 20대 총선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다.

김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1월 15일 더민주에 올 때 수권정당이 될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춰주는 역할을 하러 온다고 했기 때문에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당권을 놓고 문재인 전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논란이 당내 계파갈등으로 확대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계파 갈등을 정권교체 장애물로 꼽아왔다.

그는 22일 문 전 대표와의 회동 이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를 더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들어보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고, 말을 만들어서 사후에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기에 단둘이 만나는 일은 없겠다고 한 것"며 설명했다.

'전당대회 연기론'과 관련해서는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며 "나는 대표에 미련을 갖는 사람도 아니고 진작에 대표에 뜻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그걸로 이러쿵저러쿵하면 당에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본다"고 했다.

20대 총선에서 '호남 참패'라는 결과에 대해 '호남 민심 달래기'에도 적극 나섰다.

김 대표는 "당의 변화를 위해 호남에서 계속 회초리를 들어달라"며 "총선 승리에 자만하고, 안주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사정없이 '죽비'를 내리쳐 달라"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원내 제1당에 올랐지만 호남 지역 28석 가운데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그 중 광주지역(8석)에서는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그는 "총선승리가 대선승리의 독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호남민심이 대선승리의 약이 되어야 하고 당이 환골탈태해 호남과 함께 대선승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1당의 자리에 올라 전국정당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호남의 지지없는 제1당은 많이 아프다"며 "철저히 수권정당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계파를 넘어 단결하지 않는다면 호남민심은 돌아올 수 없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호남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당은 계속 비상상황"이라며 "총선에서 우리가 뼈 속 깊이 새겨야할 교훈은 '당권'이라는 계파의 욕심이 아니라, '집권'이라는 국민의 염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위해 무섭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보여주는 것만이 호남의 마음과 함께 다시 시작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더 이상 계파싸움하지 않고, 공허한 관념의 정체성에 흔들리지 않아야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될 수 있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 2기 비대위원 등과 함께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와 분향했다. 방명록에는 "희망의 수권정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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