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17 11:38

대한수면학회, "모든 업무 취소하고 수면계획부터 세워라"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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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전문학회의 권고가 나왔다.

대한수면학회는 최근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란셋에서 소개한 내용을 근거로 코로나19바이러스 항체를 높이기 위해선 수면건강을 개선해야 한다고 17일 밝혔다.

란셋은 최근 "백신접종 후 4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항체 생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며, "백신을 맞은 날 밤에는 잠을 푹 자는 것이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척도"라고 제안했다. 특히 란셋은 이런 효과는 H1N1 독감이나 A형 간염주사 같은 다른 백신주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수면학회는 다음과 같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면역력 향상을 위한 수면 5개 원칙’을 발표했다.

첫째, 백신을 맞은 후에는 평소보다 밤에 잠을 푹 자도록 계획한다. 수면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항상성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부족한 수면은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특히 하루 5시간 이하의 수면은 백신효과를 크게 저하시킨다. 또 낮잠은 밤잠을 대체하지 못한다. 백신을 맞은 뒤 낮잠을 잔다면 오히려 밤 수면을 망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둘째, 백신을 맞기 1주일 전부터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평소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다가 백신을 맞은 날 갑자기 잠을 잘 자려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최소 1주일 전부터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는 습관을 들인다. 목표 기상시간을 정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적어도 30분은 밝은 빛을 쪼인다.

셋째, 평소에도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취침시간에 ‘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면 수면이 밀려날 수 있다. 그렇지만 다른 것과 맞바꾼 수면 1시간으로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낮시간 업무 효율성이나 학업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올 수 있어서다.

넷째, 평소 좋은 수면의 질을 유지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과 수면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깨어 있을 때 하는 행동(일, 컴퓨터, 운동)을 침실 밖으로 보내고, 취침시간과 경계를 정확히 한다. 특히 취침 전 깨어있는 활동과 취침시간 사이의 과도기적 시간을 둬 수면을 예열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

다섯째, 기분이 상한 상태로 침대에 들어가지 않는다. 많이 속상할 때는 잠자리에 들지 않고, 느긋하게 긴장을 풀며 휴식한다. 잠이 밀려오기 시작하면 그때 잠자리에 든다.

정기영 수면학회 회장(서울의대 신경과)은 “오는 19일은 세계수면학회가 정한 ‘세계 수면의 날’”이라며 “심신의 건강을 위해선 적절한 수면시간, 양질의 수면, 규칙적인 수면습관이라는 3대 원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수면학회는 수면의학과 관련한 각계 전문가들이 모인 학술단체로 2006년 설립됐다. 수면과 관련된 진료와 교육, 연구활동을 통해 국민의 ‘수면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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