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3.18 16:38

"확장적 재정정책·완화적 통화정책 유지돼야…한국판 뉴딜 지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ASEAN+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올해 우리나라가 3.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수미오 이시카와 미션단장 등 총 6명의 AMRO 미션단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15개 기관과 화상 면담으로 연례협의를 진행했다.

미션단은 우리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에 힘입어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강하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션단은 "한국 경제가 2020년 제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재택근무용 전자기기의 견고한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대부분의 선진국에 비해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을 적게 받았다"며 "향후 2년간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시카와 미션단장은 "한국 경제는 2020년 –1.0% 성장한 후 2021년 3.2%, 2022년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점진적인 세계적 백신 공급과 세계경제 재개에 따른 대내외 수요 회복이 이러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성장 모멘텀은 지속 이어지겠으나 부문별로 고르게 나타나지는 않고 지속적인 방역 조치와 고용 회복 불확실성으로 대면 서비스업 및 국내 소비 회복세도 계속 뒤쳐질 것"이라면서도 "확장적인 정부 지출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덕분에 성장 모멘텀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MRO는 수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리스크로는 '코로나 팬데믹 관련 우려 지속', '글로벌 백신 프로그램 지연 가능성', '미·중 무역 갈등'을 꼽았다. 또 잠재적인 팬데믹 재확산과 높은 가계 부채가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팬데믹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고소득과 저소득층 간의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AMRO는 "풍부한 완충망에도 불구하고 부채 급증 및 기업 부문, 특히 '좀비 기업'의 재무 상태 약화를 고려하면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저금리 환경에서 금융 불균형은 가계 부채 누적과 주택 가격 및 주가 급등과 같은 형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강화된 거시 건전성 정책, 엄격해진 대출 기준, 금융 기관의 풍부한 자산 버퍼 덕분에 이러한 상황이 시스템 위험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나 급격한 금리 상승 또는 자산 가격 조정은 부채 비율이 높은 주택 담보 대출자와 주식 투자자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AMRO는 "팬데믹과 경제 전망에 대한 계속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 회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며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좀더 견고하고 포용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재정 조치는 피해 계층을 지원하는데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며 "중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확대되는 재정 적자 및 빠르게 증가하는 정부 부채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책당국은 금융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 여신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저금리 환경으로 위험 추구 현상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 불균형 축적을 완화하기 위해 현행 거시 건전성 조치들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션단은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션단은 "친환경 경제, 디지털화, 신성장 동력을 촉진하는 뉴딜 정책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위한 시의적절한 대비책"이라며 "동시에 소기업과 저숙련 노동자들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부문과 노동 시장의 구조 개혁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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