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3.19 19:55

반려동물 가구 1000만 육박…진료비 표준화·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등 '표밭갈이' 분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반려동물 간담회에서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다. (사진=박영선 공식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반려동물 가구가 1000만 시대에 육박하는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산업, 복지,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정책 및 입법 활동도 이젠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욱 가시화되면서 이에 대한 공약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그리고 국회에서 어떤 반려동물 공약과 입법활동 등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서울시장 후보도 피할 수 없는 반려인 표심잡기…박영선·오세훈 '진료비 표준화'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중 반려동물 관련 공약에 제일 적극적인 후보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꼽을 수 있다. 실제 진돗개 두 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인 박 후보는 지난 16일 동물복지 정책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반려동물 지원정책으로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및 가격 공시제 시행 ▲반려견 물림사고 상해치료 시민 보험 도입 ▲25개 자치구에 반려견놀이터 설치 ▲반려동물 이용시설 지도앱 서비스 도입 ▲권역별 동물복지지원센터 설치 등을 약속했다.

그는 반려동물 공약 1번인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및 가격 공시제 시행에 대해 "반려동물 양육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진료비가 부담스러워 선뜻 동물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제각각인 진료비를 표준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반려동물 양육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반려동물 가구가 많아져면서 그만큼 물림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며 물림사고 발생 시 피해자 치료와 보상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보험 도입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서울 내 반려견 놀이터 부족을 언급하며 "서울 25개 자치구에 반려견놀이터를 설치하겠다"고 하며 반려가족과 함께 갈 수 있는 식당 및 카페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도앱 서비스 도입을 약속했다.

아울러 "서울에서만 한해 7500여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다"며 "유기동물의 치료, 입양, 교육까지 전담하는 동물복지지원센터를 서울 5개 권역에 확대 설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공제회 방식의 서울형 반려동물보험 도입 ▲유기동물 입양 시 반려동물보험 가입지원 확대 ▲동물학대사건 전담부서 설치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추진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대한민국 반려동물 산업박람회에 참석해 강아지에게 간식을 주고 있다. (사진=오세훈 블로그 캡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반려동물 관련 공식적인 정책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공식석상에서 다양한 구두 약속을 내놨다.

오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려동물 산업박람회를 방문해 반려동물 정책들을 제안했다. 오 후보 역시 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를 대표로 강조했다.

오 후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관련 산업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그런데 반려동물과 관련된 복지서비스는 아직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기견·유기묘의 '구출→치료→교육→입양' 플랫폼 구축 ▲동물보험 도입 관련 입법 재·개정 ▲반려동물 놀이터 마련 등을 약속했다.

오 후보의 공약과 박 후보의 반려동물 정책들을 살펴보면 큰 흐름에서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려인들이 한목소리로 내놓는 동물병원 진료비 관련 공약과 유기동물을 관리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 등 반려동물 정책에선 같은 마음으로 동물을 위한, 반려인을 위한 정책들을 약속하고 있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27일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사진=김영춘 블로그 캡처)

◆반려동물 사랑은 부산에서도 분다…김영춘·박형준 '반려동물 테마파크'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달 27일 아내와 함께 강서구의 한 유기동물보호소를 찾아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반려동물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반려동물 놀이동산 조성 ▲부산형 동물의료보험제도 도입 ▲반려동물 동반숙소 추진 ▲부산시 직영 유기동물보호소 설립 ▲반려견 놀이터 권역별 확대 등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부산시민의 3분의 1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제가 부산시장이 되면 가족이자 동반자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가능한 부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놀이공간을 조성하고,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및 공시제를 시행하며 부산형 동물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부산시 산하 숙박·연수시설에 반려동물 동반 입실을 가능케하고 민간 숙박시설에도 반려동물 동반 입실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반려동물 동반숙소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유기동물 가운데 3분의 2는 자연사나 안락사로 목숨을 잃는다"며 "부산시장이 되면 부산시 직영 유기동물보호소를 만들고, 현재 5곳인 보호센터를 10곳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외에도 현재 부산시 내 한 곳뿐인 반려견 놀이터를 권역별로 점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3일 해운대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방문해 강아지와 놀아주고 있다. (사진=박형준 블로그 캡처)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역시 반려동물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지난 1월 19일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해 부산을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일상의 행복에 힘이 되는 생활 공감 정책'을 발표하며 "30%에 육박하는 반려동물 가족들을 위해 동물 복지와 반려동물 문화생활을 함께 아우르는 반려동물 테마파크인 '펫파크'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3일엔 '해운대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방문해 "유기견 보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놀이 공간, 캠프장이 함께 모인 복합 테마파크 조성 정책을 전달했다"며 "사람과 동물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부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반려동물 관련 활동…국민의힘 반려동물 동아리 '펫밀리', 민주당 '반려동물 동행시설 안내서비스'

정치인들의 반려동물 사랑은 선거판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당내 반려동물 동아리 '펫밀리'를 만들고 관련 입법활동을 펼치고 있다. 펫밀리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국민의힘 법안 발의 현황은 총 15건이다.

강민국 의원이 발의한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법을 비롯해 권영호 의원의 동물보호센터 역할규정법, 이헌승 의원의 동물원 동물학대 방지법, 정운천 의원의 반려동물 동물권 강화법, 허은아 의원의 맹견 주의의무 강화법 등이 있다.

정운천 의원은 반려동물 동물권 강화법에 대해 "반려동물이 압류가 금지되는 물건으로 규정돼있지 않아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압류가 금지되는 물건에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을 추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움직임은 민주당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소확행위원회는 반려동물 동반 이용 시설에 대한 안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 동행시설 안내서비스' 사업을 추진했다.

소확행위원회, 인천광역시, 한국관광공사는 협약을 통해 반려동물 동행시설 안내 서비스를 구축하고 국내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신동근 소확행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그동안 국민들께서 반려동물과 여행을 떠나거나 외출을 하는 등 동행할 수 있는 시설 안내가 없어 불편했다"며 "이번 협약식을 통해 국민 누구나 반려동물 동행시설을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