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24 11:47

용인세브란스병원 어경진 교수팀, 난소암 2.5배·자궁경부암 1.8배…유방암·갑상선암 발병에도 관련

산부인과 어경진 교수
산부인과 어경진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여성암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졌던 자궁내막증이 실제로는 암 발생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자궁내막증을 대수롭지 않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연세대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어경진 교수팀(세브란스 김영태 교수, 의생명시스템정보공학교실 정인경 교수)은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여성의 암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34%나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해 내달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24일 보고했다.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부인과질환이다. 치료 역시 쉽지 않아 많은 여성들이 내막증을 안고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어경진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은 17만9865명의 암발생 여부를 추적한 것이다. 팀은 연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충수돌기절제술을 받은 대조군 8만7408명의 암 발생 데이터와 비교하고, 여기에 나이와 보험 유형, 동반질환 등을 보정했다.

연구 결과,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받은 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전체 암 발생위험이 34%나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암종별로는 자궁체부암의 경우 4.59배, 난소암은 2.51배, 자궁경부암 1.84배, 유방암 1.44배, 그리고 갑상선암은 1.34배나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자궁내막증은 침윤이나 전이 그리고 재발 등 그 특성이 암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암 발생과의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조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는 없었다.

어 교수는 “자궁내막증과 암 발생률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만큼 해당 여성은 여성 암 검진을 좀더 일찍, 또 정기적으로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Gynecologic Oncology’ 4월 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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