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3.24 12:09

"인플레 확대가능성 크지 않아 조기금리 인상할 때 아냐…경제성장률 3.0%보다 높아질 듯"

이주열 한은 총재가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지급수단 및 가치저장수단으로서 기능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현안에 대한 서면문답'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도입되면 지급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CBDC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을 진행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가상환경에서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할 예정"이라며 "이번 테스트는 자금이체, 대금결제와 같은 기능과 함께 발행, 유통, 환수 등의 각 단계별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CBDC 연구는 당장의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이후에도 올해 테스트 결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후속 기술 개발 및 테스트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일각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앞으로 코로나 감염상황이 빠르게 진정돼 그간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으나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향후 물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내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외 여건변화를 종합해 보면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금융·경제 여건을 보면 가계부채 누증과 자산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확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가 종전 전망치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아직은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갈등을 보였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전자지급거래 청산업 등과 관련된 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고유 기능과 역할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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