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30 13:27

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체크엔케어 손잡고 미생물총 공급…"치료효과 90%, 내시경 이식에서 먹는 캡슐형으로 진화"

대변총이식술의 과정
대변미생물총이식술의 과정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항생제 내성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치료법이 국내에서도 대중화할 전망이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은 임상교수들이 설립한 교원벤처 마이크로바이오틱스가 대변미생물총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 확대를 위해 최근 체크엔케어와 치료제제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FMT는 건강한 사람의 분변 미생물 총을 환자의 장에 이식해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2013년 미국 FDA(식약국)에서 세계 최초로 기존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디피실 감염(CDI) 환자의 치료목적으로 승인했다. 영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FMT 시술용 미생물총의 선별검사 기준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인정을 받아 일부 병원에서 항생제 내성환자에게 사용하고 있다.

치료율은 탁월하다. CDI 환자의 85~95%가 치료에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이밖에도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국내 최초로 FMT용 분변은행을 설립해 다양한 난치성 환자들에게 치료목적으로 FMT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슈퍼박테리아에도 FMT를 적용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 중이며, 관련 논문도 국제학술지를 통해 발표했다. 또 이를 토대로 신의료기술인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FMT 시술에 필요한 감염원 없는 건강한 사람의 분변에서 정제된 살아있는 미생물총(microbiota)을 생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증자의 분면은 국제기준에 맞게 엄격한 선별검사를 거쳐 FMT용 미생물총으로 만들어져 공급된다. 혈액검사는 물론 분변내 미생물검사, 헬리코박터, 흉부 X-ray 등 선별검사를 통과한 검체만 사용한다는 것. 특히 국내 유일하게 경구 투여가 가능한 캡슐 형태로 개발해 기존 내시경을 통한 이식보다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파트너인 체크엔케어는 마이크로바이오틱스의 FMT용 기증자 모집과 FMT용 미생물총을 병원에 공급한다. 기증자의 선별검사는 무료이며, 기증 비용도 제공한다. 여기에 일반인과 환자를 대상으로 FMT 시술에 관한 인식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용동은 마이크로바이오틱스 대표이사(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항생제 내성균인 슈퍼박테리아의 경우 현재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난치 환자의 치료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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