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31 12:33

분당서울대병원 김호중 교수팀, 악력과 척추교정술 예후 분석·비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손아귀 힘(악력)은 의료계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건강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심지어 악력이 약한 사람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같은 심뇌혈관질환에 취약해 조기사망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이번에는 악력이 강할수록 척추질환의 통증도 잘 견딜 뿐 아니라, 수술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호중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척추변형 교정수술 예후와 악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31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악력이 전신 근력과 근육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직관적인 지표라는 점을 주목했다. 연구는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퇴행성 척추변형 교정수술을 받은 78명의 임상데이터를 대상으로 했다. 교수팀은 남성의 경우 악력이 26㎏ 이상, 여성은 18㎏ 이상이면 ‘고악력’, 미만일 경우 ‘저악력’ 그룹으로 분류해 수술 후 시간경과에 따른 장애와 통증정도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장애정도는 고악력 환자들이 저악력 환자들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술 전 저악력 환자군의 장애점수는 53점, 고악력군은 41점 수준으로 약 29% 낮았다. 또 수술 1년 뒤에는 이 수치가 각각 44점과 32점으로 줄어 38%까지 벌어졌다.

이는 악력이 높을수록 손상에 견디는 힘이 강함을 의미한다.

통증 완화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수술 전 저악력군의 통증 정도는 7.7점, 고악력군은 7.2점으로 비슷했지만 수술 3개월 후엔 각각 4.2점과 5.9점으로 격차가 확연히 벌어진 것이다.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임상에 반영할 계획이다. 악력 수준으로 수술 적응도를 평가해 환자에게 맞춤의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수술 효과가 떨어지는 저악력 환자를 선별해 재활치료와 영양공급으로 건강을 개선한 뒤 수술을 하는 식이다.

김호중 교수는 “악력뿐 아니라 수술 예후와 관련된 다양한 인자를 결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정확한 수술 예측방법을 마련한다면 환자선별과 예후관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스파인 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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