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4.05 17:48

고대의대 박현대 교수팀…"정상 체중이라도 주의해야"

박현태 교수
박현태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비만하지 않아도 다낭난소증후군을 앓고 있으면 당뇨 발병 위험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다낭난소증후군 여성이 매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고대의대 안암병원 박현태·류기진 교수팀(산부인과)은 최근 코호트 연구를 통해 비만이나 체질량지수(BMI)와 상관없이 정상 체중인 여성도 다낭난소증후군이 있으면 제 2형 당뇨병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국민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데이터베이스에서 여성(15~44세) 6811명의 자료를 추출했다. 그리고 이들 여성을 다낭난소증후군이 있는 1136명과 대조군 5675명으로 나눠 조사한 뒤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낭난소증후군 여성들은 대조군에 비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2.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질량지수나 가족력, 콜레스테롤 수치 등과당뇨병의 상관관계는 유의성이 없었다.

다낭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약 1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내분비질환이다. 증상으로는 만성무배란, 월경이상, 부정출혈 등이 나타나며 난임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등 호르몬 이상으로 난소의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다낭난소증후군 환자는 비만 경향이 높다. 따라서 각종 대사성질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 여성의 경우 이러한 경향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최근 진행된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다낭난소증후군이어도 정상체중인 비율이 높고, 비만 여부와 상관없이 다낭난소증후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국내 빅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인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핀란드의 출생코호트 연구에선 다낭난소증후군 환자 중 비만한 경우에만 제2형 당뇨병이 증가한 반면, 호주는 다낭난소증후군에서 BMI와는 관계없이 2형 당뇨가 증가한 것이다. 다낭난소증후군과 당뇨발병의 상관관계가 국가, 인종 등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류 교수는 "기존 연구는 주로 비만한 다낭난소증후군의 비율이 높은 서양여성을 대상으로 시행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여성을 위한 대사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생식의학회 학술지인 ‘Fertility and Sterilit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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