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5.02 20:38

이재명과의 연합 여부 "화합 어렵다" vs "이낙연 밀어내기로 공존 모색" 견해 갈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사진제공=인터넷언론인연대)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사진제공=인터넷언론인연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비문(비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송영길 의원이 3수 끝에 2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벌써부터 향후 여파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최종 득표율을 보면 송영길 후보가 35.6%이고 그 뒤를 간발의 차이인 35.01%로 홍영표 후보가 차지했고 우원식 후보는 29.38%의 득표율로 3등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송 대표가 향후 친문세력 속에서 명실상부한 당대표로 안착하기가 쉽지 않음을 예고한 것으로 읽혀진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과의 차이가 박빙일 뿐만 아니라 3등을 차지한 우원식 후보와의 격차도 별로 나지 않은 채로 당선된 까닭에 민주당을 송 대표 중심으로 재편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는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것이지만 홍영표‧우원식 후보자를 후원해온 인물이 바로 민주당의 원로이자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해찬 전 대표인데 홍영표‧우원식 양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65%에 육박하는 수치라서 이것도 간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 같은 득표율은 '민주당내에는 아직도 '이해찬 전 대표의 입김은 여전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송 대표가 향후 민주당을 이끌어가면서 이해찬 전 대표는 물론이고 홍영표 후보자, 우원식 후보자의 의견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 의원 중에서 전혜숙 의원은 이른바 '이낙연계'로 분류되고 백혜련 의원은 '이재명계'로 분류될 뿐 나머지 3명의 의원들은 모두 '확실한 친문'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송영길 대표가 혹여라도 당내에서 비문의 입지를 넓혀가고 싶어도 친문 최고위원들과의 조율이 무리없이 되지 않는다면 당내의 유기적 화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잖다. 

송 신임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지난 4월 7일 민심의 매서운 심판을 받았지만 아직 민주당에 애정을 가지고 변화를 바라며 투표에 참여해준 모든 분의 여망을 깊게 새기겠다"며 "고문 원로님들의 지혜를 구하고 2030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다. 코로나 상황에 고통받는 중소기업인, 자영업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친문'으로 분류되는 홍영표‧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새로 최고위원으로 뽑힌 김용민‧강병원‧김영배 의원들의 최근 발언들로 보면 국민의힘과의 관계에서 협치와 양보보다는 강성으로 기울어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 특히, 국회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 재분배 문제에서부터 어쩔 수 없는 '대야 강공 자세'로 기울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문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상당한 불협화음이 일어날 소지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송영길 대표는 과거  그의 발언으로 봤을 때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중의 한명인 이재명 지사와 화합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는 관측에 따른 우려이다. 

송영길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을 때,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이해찬 캠프쪽을 지원했기 때문에 정치권에선 그때부터 송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장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선 이 지사와 송 의원이 '호남 대선주자 필패론'을 고리로 전략적 공존을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송 의원은 전남 고흥 출신인데 차기 대권주자까지 호남출신으로 세우게 되면 '호남이 당권과 대권을 다 독식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는 견해다. 따라서 이왕 당대표가 호남출신인 송영길 의원이 됐으니 이 지사와 송 대표가 손을 잡고 호남출신인 이낙연 밀어내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대북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송 대표가 문재인 정권과 궤를 맞춰서 평화공존 조성무드로 나갈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송 대표가 오랫동안 공들여왔던 북방외교의 완성점이 북한과의 평화무드 조성이기 때문이다. 

한편, 송영길 신임 당대표는 중도 사퇴한 이낙연 전 대표의 잔여 임기인 내년 8월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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