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5.10 09:46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대다수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의 여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78개 자동차 부품업체 중 84.6%(66개사)가 반도체 수급과 이로 인한 완성차 업체의 생산자질로 인해 경영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차량용 반도체를 구매해 이를 다른 부품이나 소재와 결합,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차량용 반도체 취급업체의 경우 90.5%가 최근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업체 중 경영이 '매우 심각하다'는 업체가 35.0%를 차지했으며, '심각하다'는 업체는 35.0%, '보통이다'는 업체는 30.0%였다.

특히 이들 업체 중 38.1%는 반도체 구매 비용 지급과 상위 협력 업체로의 납품 대금 수령의 시차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도체 구매를 위해선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정상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반도체를 구할 수 있는 반면, 상위 업체들에겐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로 대금 수령이 불규칙해져 이에 따른 어려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반도체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 부품업체들 역시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한 연쇄적 효과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연합회는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미취급 업체(57개사 응답)중 82.5%는 최근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에 따른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업체 중 부품 납품이 '10% 이내 감소했다'는 업체는 39.1%, '10~20% 감소했다'는 업체는 19.6%, '20~30% 이내 감소했다'는 업체는 30.4%였으며, '30% 이상 감소했다'는 업체도 10.9%였다.

부품 납품 감소로 경영여건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업체는 27.9%, '심각하다'는 업체는 39.5%, '보통이다'는 업체는 32.6%로, 업체들 중 약 70%의 경영여건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평가된다.

물류비 상승도 최근 부품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류비가 '10% 이내 상승했다'는 업체는 60.3%, '10~50% 상승했다'는 업체는 24.4%, '50~100% 상승했다'는 업체는 2.6%, '100% 이상 상승했다'는 업체는 6.4%로 집계됐으며, 48.7%의 업체들은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한편 부품업계들 중 50%는 정부의 금융 대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업체들이 원하는 구체적 지원책은 대출 프로그램 확대(41.8%), 대출 만기연장(29.9%), P-CBO 발행 확대 및 조건 완화(11.9%) 순이었으며 매출채권 담보대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업체들도 13.4%를 차지했다.

금융지원 필요시기에 대해서는 1개월 이내가 7.5%, 1~3개월 내가 57.5%, 3~6개월 내가 30.0%로 집계됐다. 업체별 금융 소요 규모는 5억원 이하가 12.5%, 5억~10억원이 40.0%, 10억~50억원이 20.0%, 50억~100억원이 25.0%로,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업체 비중이 45%에 달했다.

아울러 부품업체들은 현재 겪고 있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고용안정기금 확대와 조건 완화(24.5%) 항공임 등 물류비 감면 지원(20.6%), 탄력근로제 한시적 확대 적용(19.4%) 등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만기 KAIA 회장은 "작년 코로나19에 이어 금년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인해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5~6월 중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다다를 우려에 대응해 부품업계를 위한 특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국제협력 노력은 물론 보증기관과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특별금융지원 프로그램 마련, 고용안정기금 확대, 법인세 및 관세의 납기 연장 혹은 감면 등 유동성 타개 대책도 조속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