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1.05.10 11:57

고위 법관 144명 중 재산 가장 적어

천대엽 대법관이 10일 대법원 청사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대법원)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신임 대법관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을 명심하겠다"고 밝혔다.

천 대법관은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가서기 위한 사법부의 헌신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임을 깨달았다"며 이같은 각오를 밝혔다.

박상옥 전임 대법관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임명된 천 대법관은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는 "대법관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에 따르는 높은 헌법적 사명을 되새기면서 무한한 두려움과 엄숙함을 느끼고 있다"며 "감사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다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할의 엄정한 수행을 바라는 시민의 기대와 때론 모순되기까지 한 비판은 사법부에 대한 기대와 염원과 애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천 대법관은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다양성 속에 대립과 분열 등 갈등이 날로 심화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그 소임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노력과 섬세한 지혜, 먼 안목과 통찰력, 사무친 기도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천 대법관은 "어느 것 하나 감당하기 벅찬 일이지만, 얕은 지식과 지혜로나마 초심으로 돌아가 성의를 다해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힘을 합해 맡은 바 저의 소임을 다하겠노라는 우보일보의 다짐을 이 자리에서 드린다"고 공언했다.

부산 출신인 천 대법관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부산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내며 26년 동안 재판 업무를 담당해 실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산이 2억7339만원('20.12.31. 기준)으로 정기재산 변동사항 공개대상자가 되는 고위 법관 144명 중 가장 재산이 적어 청렴한 법관으로도 알려졌으며, 정치적으로도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14명의 대법관 중 유일하게 검찰 출신이었던 박 전 대법관이 물러나고 천 대법관이 임기를 시작하게 되면서 대법원 재판부는 모두 '비검찰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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