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5.14 12:02

세브란스 심장내과 정보영·김대훈 교수 "증상 나타나면 리듬조절치료 당장 시작해야"

정보영 교수(왼쪽)와 김대훈 교수
정보영 교수(왼쪽)와 김대훈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인구고령화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질환이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증상을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불현듯 나타났다 사라져 방치하기 쉽다는 점이다. 조기 치료에 실패할 경우, 뇌졸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대훈 교수팀이 최근 연구를 통해 심방세동 환자는 진단 후 1년 이내에 ‘리듬조절치료’를 받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결과를 추적해보니 조기치료가 심장혈관계 합병증 예방에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는 것.

정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2011년 7월~2015년 12월)에서 심방세동 환자 중 뇌졸중 위험도가 2점 이상이면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2만2635명을 추출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시행된 진단 1년 내(조기)와 1년 후(지연) '리듬조절치료'와 '맥박수조절치료'의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치료에 따른 합병증을 사안별로 조사했다. 심혈관계 관련 사망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 심부전에 따른 입원, 심근경색 등 일차복합결과와 사망, 두개강내출혈, 소화기계 출혈 등 복합안전사건으로 나눠 결과 값을 찾았다.

그 결과, 리듬조절치료 시작 시기는 빠를수록 맥박수조절치료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발병 후 9개월 이전에 치료를 시작했을 때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리듬조절치료군에서 일차 복합합병증 결과는 100명당 7.42명이 발생했다. 반면 조기 맥박수조절치료에서는 9.25명이 발생해 리듬조절치료군이 맥박수조절치료군에 비해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 위험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치료가 지연된 환자는 리듬조절치료군이나 맥박수조절치료군이나 합병증 발생에 차이가 없었다. 이는 세방세동 진단후 가능하면 조기에 리듬조절치료를 받아야 뇌졸중 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리듬조절치료와 맥박수조절치료의 이득 대비 위해비율을 계산했을 때 조기 리듬조절치료의 경우 이득이 2배 정도 높았다. 지연 리듬조절치료는 큰 이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방세동은 혈액의 흐름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혈전(피떡)이 잘 생긴다. 이 혈전이 혈관을 떠돌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된다. 실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증 발생 위험은 5배나 높고, 전체 뇌졸중의 20%가 심방세동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은 약물치료와 전극도자절제술, 수술로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치료를 기본으로, 리듬조절(rhythm control)치료와 맥박수조절(rate control)치료가 있다. 리듬조절치료는 심장을 정상 리듬으로 조절하는 치료. 맥박수조절치료는 심방세동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리기보다 맥박수를 조절해 빠르고 불규칙한 심박동으로 인한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다.

그동안 리듬조절치료와 맥박수조절치료는 심방세동에 의한 심장혈관계 합병증 예방 효과에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심방세동 진단을 받고 1년이 지나기 전에는 리듬조절치료가 맥박수조절치료보다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진단 후 1년 이내의 리듬조절치료에 대해서는 유용성과 유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보영 교수는 “심방세동은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며 “심방세동을 조기 치료하기 위해선 진단율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영국의학회 공식 저널인 ‘BMJ(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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