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5.15 12:05

'삼성 키오스크', 고객 응대·매출 분석…직원 둘 필요없이 재고 관리·매장 청소만 하면 '끝'

삼성 키오스크(왼쪽)와 바리스타 로봇 '릴리'. (사진제공=커피에 반하다)
삼성 키오스크(왼쪽)와 바리스타 로봇 '릴리'. (사진제공=커피에 반하다)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현실적으로 바리스타나 별도 직원 없이 24시간 무인카페를 운영할 수 있을까?"

기자는 이같은 물음을 가지고 최근 삼성전자가 키오스크를 공급해 업계에서 주목받은 '커피에 반하다 스마트 카페' 쇼룸 1호점으로 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위해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마트에 가지 않고 온라인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무인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해서 다양한 매장에서 무인단말기 '키오스크' 도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평소 흔히 접하는 카페가 무인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든다. 고객에게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상주하는 직원 없이 매장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기자는 서울 삼성동에 있는 '커피에 반하다 스마트 카페' 쇼룸 1호점에 입장했다.  

들어서자마자 매장의 '얼굴'로 여겨지는 삼성 키오스크가 24형의 시원시원한 터치 디스플레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어우러지는 디자인과 그레이 화이트톤의 깔끔한 색상이 매장과 잘 어울렸다.

'커피에 반하다' 관계자는 "삼성 키오스크는 주력 메뉴를 메인 화면에 세팅하고 순서를 조정하는 등 편집 과정이 간편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최근 주력 메뉴인 '달고나 라떼'를 가장 상단에 배치했는데 실제로 주문량이 늘어 앞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키오스크에서 메뉴 선택 후 결제를 완료하면 바리스타 로봇이 즉시 커피를 제조한다. 아메리카노는 평균 40초 만에 제조가 완료되며, 타 메뉴도 1분 내 음료를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키오스크에서 메뉴 선택 후 결제를 완료하면 바리스타 로봇이 즉시 커피를 제조한다. 아메리카노는 평균 40초 만에 제조가 완료되며, 타 메뉴도 1분 내 음료를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매장은 고객이 삼성 키오스크로 결제를 마치면 바리스타 로봇이 주문 메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키오스크와 음료를 제공하는 기기가 분리된 점이 특징이다. 하나의 기기에서 결제부터 음료 픽업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고객이 몰릴 때는 길게 줄을 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별도 직원 없이는 질서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즉, 주문하는 곳과 음료 나오는 곳이 섞이지 않게 동선을 분리해 놓은 것이다.

기자도 이같은 시스템 덕분에 결제와 음료 픽업까지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음료는 최대 1분 내 받아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참고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2900원인데 현재 가오픈한 상태라서 1000원에 판매 중이었다.

매장에는 '릴리'와 '카이' 두 종류 바리스타 로봇이 있다. 커피와 에이드, 프리미엄 라떼 등 약 70여 가지의 메뉴를 제공한다. 실제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제조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로봇이 만드는 음료의 맛은 동일하다. 하지만 '카이'가 바리스타 로봇에 보다 가깝다. '릴리'는 대형 자판기와 비슷하다면 '카이'는 내부에 설치된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장진혁 기자)
'커피에 반하다 스마트 카페' 쇼룸 1호점은 음료 구매 후 앱을 통해 출입 바코드를 카메라에 인증해야 입장할 수 있다. 아직 가오픈 상태라서 출입문이 열려있다. (사진=장진혁 기자)

'커피에 반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무인카페는 약 3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무인카페는 키오스크와 커피 밴딩머신, 무인운영시스템 등의 기술력 한계로 매장 운영이나 수익 구조에서 한계를 보였다. '커피에 반하다'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담아 사용자가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카페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즉, 미래형 매장의 시초가 최근 문을 연 '커피에 반하다 스마트 카페' 쇼룸 1호점이다. 이제 사용자는 별도 직원을 둘 필요가 없이 재고 관리와 매장 청소만 하면 된다. 삼성 키오스크가 알아서 매출 분석과 메뉴별 판매 실적을 파악해준다. 고객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미리 음료를 주문하거나 카페 출입관리 등을 통제받는다.

바리스타 로봇은 '커피에 반하다'가 자체 개발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본사로부터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바리스타 로봇 '릴리'와 '카이'의 한 달 렌털비는 각각 174만원, 213만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월급이 182만2480원인 것을 고려하면 사용자 입장에서 바리스타 로봇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하지만 매장 곳곳에는 고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다. 처음 무인카페를 이용하는 고객은 별도 직원이 없어 당황하기 십상이다. 사용자가 매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우발적인 상황을 대처할 수 있다고는 하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서비스 측면에서 아쉬움을 호소할 고객이 다수 생길 것으로 보인다.

(사진=장진혁 기자)
매장 곳곳에는 고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다. 서비스 측면에서 아쉬움을 호소할 고객이 다수 생길 것으로 보인다. (사진=장진혁 기자)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