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5.16 07:00

한국형 공중 MUM-T 구축 시 군전력 증강·수출경쟁력 확보 '두마리 토끼'

LAH 유무인 복합운영체계(MUM-T) 운용개념2. (사진제공=KAI)<br>
LAH 유무인 복합운영체계(MUM-T) 운용개념2. (사진제공=KAI)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세계적으로 무인 로봇 무기 체계가 국방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 라는 평가를 받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에 방산 선진국들은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기술 발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 군과 방산업체들도 저비용 고효율의 한국형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소형무장헬기(LAH·Light Armed Helicopter)를 무인기와 연동해 운용하는 공중 유·무인 복합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무인수상정 표준 아키텍처 구성을 설계하고 구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KAI,국산 소형무장헬기·무인기 연동 유무인 복합체계 추진

유무인 복합운영체계(MUM-T: Manned and Unmanned Teaming)란 유인기가 무인기와의 협업을 통해 한 팀을 이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전술체계이다. 기존 전술체계와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과 비용으로도 전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방산 선진국인 미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MUM-T 작전개념을 도입했다. 당시 미 공군에서 대지 공격용 전투기인 AC-130과 무인 정찰기인 '프레데터'를 통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유·무인 복합운용 작전을 실시했다. 프레데터는 센서를 통해 촬영한 영상 자료를 AC-130에 실시간으로 전송했고 AC-130은 이 영상 자료를 토대로 중요 표적들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MUM-T는 부상당한 병력을 구출하는 특수 임무 작전에도 활용하며 재난상황, 산불대응, 민간구조 등 민수사업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미래 산업 성장력도 갖추고 있다.

현재 방사청과 KAI는 소형무장헬기(LAH, Light Armed Helicopter)에 무인기를 연동시켜 임무 범위와 능력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무인기와의 협업을 통해 저속 저고도에서 운용되는 헬기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KAI는 해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MUM-T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안에 LAH에 실제 무인기를 탑재해 MUM-T 구현 가능성을 시도하는 지상 데모 시현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선행연구를 통해 발사형 캐니스터(발사관) 또는 투하형 캐니스터 등 구체적인 LAH MUM-T 운용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우선 소형무장헬기에 국내 개발 무인기(UAV)를 연동한 후 헬기가 무인기를 조종 통제하고 영상을 활용할 수 있다. 그다음 단계로 소형무장헬기에 헬기 탑재형 캐니스터 발사형 드론이 장착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캐니스터(발사관) 발사형 드론을 소형무장헬기에 탑재해 정찰 및 타격용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캐니스터 드론이 발사되면 군집·자율비행을 통해 내장된 광학 추적기로 정보 수집과 좌표 지점을 알려주는 한편 목표물 타격까지 가능할 수 있다.

헬기 조종사에게는 통신, 항법, 생존, 임무, 무장과 같은 많은 기능 수행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실시간 상황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할다. 이 역할을 무인기가 대신 수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종사의 업무 피로도와 부담은 줄어든다. 생존성 향상은 물론, 임무 성공률과 전술적 우위도 높일 수 있다.

공격 헬기가 조종사 외 탑승·적재공간이 없는데 비해 LAH는 무인기를 싣거나 무인기 통제사가 탑승할 수 있는 내부 공간을 갖고 있다. 향후 MUM-T를 적용해 임무 능력을 확장하고 무장헬기로도 공격헬기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형 공중 MUM-T가 구축되면 군의 전력 증강 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대가 높은 공격헬기를 살 여력이 없는 국가들에 LAH+MUM-T 패키지를 수출하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 KAI는 미래 전장에 최적화된 LAH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한국군의 국방 인프라를 확대하고 첨단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국방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해양무인체계 운용 개념 (수상감시정찰). (사진제공=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해양 무인시스템 통합 관리 가능 추구"

MUM-T 작전은 공중 전술을 펼치는 항공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바다에선 이지스함 등 유인 전투함과 무인 수상정, 중대형 잠수함과 무인 잠수정이 유·무인 '연합작전'을 펼친다. 

다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공중 MUM-T 체제에 비해 발전이 느린 것은 사실이다. 해양무인체계의 경우 유무인 보합임무 수행이 본격적으로 수행되고 있지 않으며 '무인자율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해양무인체계의 실용화 수준 확보를 위해 개발하는 단계다.

우리 해군은 첨단기술 집약형 강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향하고 있는 '스마트 네이비(Smart Navy)' 미래 전략에 따라 초연결 네트워크 중심의 미래 전장 환경변화와 병력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방안으로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발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해군의 완벽한 무인체계 운용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연구 중이다. 한화시스템의 해양무인시스템은 군집제어, 자율항해, 장애물 회피 기능 등 첨단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연안/수중감시 및 탐색, 해양 환경 조사 등 군/민수용 복합임무 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유인 함정 탑재가 가능한 복합임무 무인수상정 '아우라'를 2019년에 개발 완료했다. 또한 수상·수중 협업 임무 수행을 위한 대잠정찰용 자율무인잠수정(ASWUUV : Anti-Submarine Water Unmanned Underwater Vehicle)을 2022년까지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해양 무인체계는 감시정찰 임무에서 전투 임무로 확대, 유인체계와 무인체계 간 협동 작전 수행, 개별 체계운용에서 군집 체계운용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자율제어기술, 군집제어기술, 함정 진/회수기술, 표준아키텍처 기반 개발기술 등을 더해 성능을 고도화 하고 있다. 향후에는 함정 전투관리체계에서 해양 무인시스템의 통합 관리가 가능하도록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도현 한화시스템 해양연구소장은 "복합체계의 운용개념을 정립하고, 단위 해양 무인체계의 신뢰성을 증대시키며, 핵심기술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다중·군집 무인체계 동시 운용, 통신네트워크 자율 구성, 아키텍처 표준화 등 3가지 기술혁신 방향과 함정전투체계-해양무인체계 통합방안, 무인수상정 표준 아키텍처 구성(안)도 제시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단위 무인 체계 완성도 높이는 단계"라며 "향후 유무인 복합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다. 유인함정에 무인체계를 통합시키려면, 아키텍처의 표준화가 필요하고, 무인체계 플랫폼 개발 설계단계에서는 인터페이스 표준화 기술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효과적 통합을 위해 해양무인체계에 대한 상호운용성 제정 및 적용이 필수"라고 말했다.

13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유무인 복합체계(MUM-T) 개발 및 운용방향' 세미나에서 방산관련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유무인 복합체계, 신속시범획득사업으로 조기 전력화해야" 

현재 유무인 복합체계 분야는 개발 경험이나 능력 면에서 선진국에 아직 뒤처져 있다. 

정상화 공군참모차장은 "우리나라의 유무인 복합체계 분야는 초기 국내 항공산업이 걸어온 것과 마찬가지로 개발 경험이나 능력 면에서 선진국에 아직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미래 전장 환경에 적합한 무기체계가 개발될 수 있도록 군도 연구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하고 정부는 국가 차원의 기술개발 제도를 마련해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과의 유무인 복합체계에 대한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조기 전력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군은 한국형 MUM-T 개발을 위해 신속시범획득사업을 추진해 조기 전력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호 방산청장은 13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유무인 복합체계(MUM-T) 개발 및 운용방향' 세미나에서 "신속연구개발사업을 통해 헬기 탑재 캐니스터 발사형 드론을 활용한 유·무인복합체계를 5년 내에 전력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단기간 내 유인헬기와 무인기의 연동성을 확인해 조기전력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산 관계자는 "국산 개발 장비간 유무인 복합체계 사업의 경우 신규사업화의 어려움, 10년에서 15년간 개발에 따른 기존 무기체계의 진부화 가능성 등의 문제가 생길수 있다"며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제도가 쫓아가긴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시행하는 신속시범획득사업으로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선제적으로 구매해 도입한 후 소요결정을 진행해야만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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