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5.17 11:00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해 투자 규모를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미국 내 투자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미국 백악관 주재의 반도체 화상 회의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석한 데 이어, 미국 상무부가 주최하는 화상회의에도 초청받는 등 계속해서 투자 압박을 받고 있어 이번주 내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반도체 회의에 또 한번 초대받았다. 미국 상무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삼성전자와 TSMC, 인텔, 구글, 아마존, 제네럴모터스, 포드 등 1차 회의 당시 참석한 기업들로 구성됐다. 상무부는 이들 회사에 보낸 초대장에서 회의의 목표는 반도체와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열린 대화를 여는 것이라며 반도체 칩 공급업체와 수요업체를 한데 모으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12일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역시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을 초청해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해 "우리의 경쟁력은 기업들이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렸다"며 참여 기업들에 사실상 미국 내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투자 확대를 발표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역시 투자 계획 발표를 더 미룰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차 회의에서 인텔은 200억달러의 미국 투자를 약속했으며, 회의 직후에는 차량용 반도체 제조까지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파운드리업계 1위 TSMC 또한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하려는 파운드리 공장을 3년 내 5개를 추가로 늘리는 등 투자 확대를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증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반도체·IT기업들의 메카로 부상한 애리조나, 뉴욕 등을 후보지로 놓고 검토 중인데 이중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폭설로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3000억~400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와 추가 인센티브 협의가 지연되면서 내부적으로 투자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인센티브 협의 뒤로 투자 발표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현재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의사 결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미국 투자만큼은 결정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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