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5.21 11:57
인터뷰를 하고 있는 다이애나 왕세자빈. (사진=BBC 유튜브 채널 캡처)
인터뷰를 하고 있는 다이애나 왕세자빈. (사진=BBC 유튜브 채널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1997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BBC 방송 직원에게 속아 1995년 11월 인터뷰에 응한 것과 관련, BBC를 전례없이 비판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 언론에 따르면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당시의 BBC 인터뷰가 부모님의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다이애나빈과 찰스 왕세자는 1992년부터 별거에 들어갔는데, 인터뷰가 방영된 뒤인 1996년 이혼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윌리엄 왕세손은 "BBC 방송 직원 마틴 바시르의 기만적인 방식은 어머니의 인터뷰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면서 "바시르의 거짓말로 어머니가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다이애나빈은 인터뷰에서 “이 결혼에는 우리 셋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복잡했다(Well, there were three of us in this marriage, so it was a bit crowded)”라고 말했다. 남편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현재 부인)와 불륜 관계임을 처음 털어놓아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인터뷰는 2000만명 가까이 시청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그 인터뷰는 부모님의 관계가 악화하는 데 주된 영향을 미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크나큰 상처를 줬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는 형보다 더 센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악용의 악습과 비윤리적 관행의 파급 효과가 결국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며 ”어머니가 (비윤리적 관행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바뀐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작심 비판은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BBC 방송 직원에게 속아 1995년 11월 인터뷰에 응한 것이란 독립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나온 것이다. BBC는 다이애나빈 인터뷰 성사 배경을 두고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대법관을 지낸 존 다이슨 경에게 독립적인 조사를 지난해 의뢰했다.

다이슨 경은 140만 파운드(약 22억4000만원)를 들여 6개월에 걸친 조사를 마무리한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BBC 직원 바시르가 다이애나빈에게 접근하기 위해 위조 문서를 사용하고, 이전에도 반복적으로 거짓말한 정황이 담겨있다.

보고서는 바시르가 다이애나빈의 동생 찰스 스펜서 백작에게 위조된 은행 서류를 제시하며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빈과 관련된 정보를 흘렸다’고 말하는 등 거짓말을 해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는 스펜서 백작의 주장을 인정했다.

당사자인 바시르는 지난주 회사를 그만 뒀다. 그는 위조 문서에 대해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위조문서는 다이애나빈의 인터뷰 참여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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