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6.12 06:30

글로벌 IB, 4.4~4.8% 전망…하이투자증권 "3분기 중 강력한 보복 소비사이클 가시화 예상"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국내 GDP 성장률이 4%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올해 1분기 성장률(잠정)을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상향한 1.7%로 제시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가 4.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당시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요인이 생겼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4.8%), JP모건(4.6%), 골드만삭스(4.4%) 등도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4%대 중후반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내서도 자본시장연구원(4.3%), 하이투자증권(4.2%), 한국금융연구원(4.1%), LG경제연구원(4.0%) 등이 4%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1년 전보다 60만명대 증가하고 수출은 두 달째 40%대 늘면서 1~5월 누적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경제 흐름은 낙관적인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이달 말 제시할 성장률은 한은 전망보다 높은 4.2%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전망은 보수적인 한은에 비해 대체로 높은 편이다. 특히 2차 추가경정예산을 거론하고 나선 점도 성장률 전망에 긍정적이다. 앞서 올해 1차 추경을 통해 지급된 4차 재난지원금은 성장률을 0.1~0.2%포인트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추경이 15조원 가량 확정돼 70% 정도 집행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한은의 거시계량모형으로 추정하면 우리 성장률을 0.1~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차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적자국채 없이 추가세수를 활용한 2차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8일 "예상보다 늘어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경편성을 포함해 포용적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적자 국채 없는 추경인 만큼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성장률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최근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내면서 한은이 긍정 시나리오에서 제시한 성장률인 4.8%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성장률은 4% 중후반 수준까지 상향될 여지가 있다"며 "국내 주력 수출제품이 동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의 강한 반등과 공급망 정상화 효과가 국내 수출 호조세를 유지시킬 공산이 높아 올해 수출 증가율은 당초 전망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백신 접종이 5월부터 탄력을 받고 있어 3분기 중 국내 경제가 백신 경제에 진입하면서 이동성 확대를 동반한 강력한 보복 소비사이클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복 사이클에 힘을 더해 줄 요인은 정부의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인데 정확한 규모와 대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추경 편성을 통해 추석 이전까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 지원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있어 3분기 중 예상보다 강한 소비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백신 접종 진행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비 회복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 중 1300만명 접종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 1400만명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일 11시 기준으로 누적 1차 접종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의 19.6%가 백신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인 101만명분의 얀센 백신도 시작된 점도 상반기 1400만명 달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내수도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5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6.8% 증가했다. 카드 승인액은 2월부터 4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5.2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3개월 연속 100을 넘어 '낙관적'인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대규모 세일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열고 내수 진작에 나선다. 이번 동행세일은 2870여개의 대·중소 업체가 참여하는 비대면·온라인 중심의 상생형 행사로 진행된다. 또 방역우수 국가간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일명 트래블 버블도 7월 중 개시를 목표로 추진한다. 현재 정부가 트래블버블을 협의하고 있는 곳은 싱가포르와 대만, 태국, 괌, 사이판, 호주, 이스라엘로 이 가운데 5곳은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국내에 들어온 백신 물량은 1500만 도즈를 넘어섰고 정부는 6월 말까지 1940만회분, 3분기까지 1억회분을 공급(누적 도입량 기준) 받을 계획"이라며 "최근 국내 접종률과 백신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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