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6.14 17:17

"2년 내 정상화 될 수 있을지 의문…핵심적 사안 충족되지 않아"

14일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DB산업은행)
14일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DB산업은행)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산업은행이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안 없이 자구안만으로는 쌍용자동차의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14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자구안은 잠재적 인수자가 보고 쌍용차를 인수할지 평가하는 것이지, 산은이 평가하는 게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산은은 일관되게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를 유치하고,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안이 있어야 금융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세 가지를 구조조정 원칙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는 산은에 금융지원을 요구하기 이전에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쌍용차는 현재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데, 이것이 이뤄지려면 인수의향자가 있어야 하고, 만약 투자자가 없으면 그 계획은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가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서도 그는 "쌍용차 노사가 많이 희생한 것은 맞지만, 그 노력이 만족스러운 지는 의문"이라며 "노조 측은 산은에서 요구한 사안을 모두 수용했다고 했지만 핵심적 사안에 관해 아직 충족돼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쌍용차 노사가 이날 최종 서명을 완료한 자구안에는 ▲무급 휴업 2년 ▲현재 시행 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무쟁의 확약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유휴자산 추가 매각(4개소)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회장은 자구안에 대해 "우선 2년 무급휴직을 제시했는데, 2년 안에 쌍용차가 정상화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지금 임금채권, 공익채권 문제로도 쌍용차 인수를 망설일 것"이라며 "쌍용차가 채권 감당 시기를 미룬다고 해도 과거 쌍용차 부실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것은 투자자의 인수 의욕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지난 4월 쌍용차의 우력한 인수후보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는 3700억원 규모의 쌍용차 공익채권을 감당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서울회생법원이 요구한 보정명령 시한 내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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