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5.02 14:33

진짜 경쟁은 내년...5세대(5G) 주파수 놓고 치열한 '쩐의경쟁' 예고

이동통신 3사를 대상으로한 주파수 경매가 싱겁게 끝났다. 3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주파수 경매는 2조1106억원이라는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마감됐다.

이는 이동통신 3사간 이미 필요한 주파수대를 확보, 불필요한 과당 경쟁을 피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주파수 최저 경쟁가 2조5779억원~최대 3조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를 걸었던 정부만 면이 서지 않게된 주파수 입찰 경쟁이었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가 이번에 확보한 주파수를 분석해 보면 3사 모두 필요한 주파수대를 모두 챙겼다. 패자가 없는 입찰이었다. 

LG유플러스 광대역 확보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번 경매에서 '황금 주파수'로 꼽혔던 C블록(2.1㎓ 대역 20㎒ 폭)을 최저경쟁가격인 3816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이미 경쟁사인 KT가 C블록을 확보하고 있고, SK텔레콤은 C블록 사용만기에 따라 이 광역대에서 입찰경쟁을 포기하면서 2.6㎓대역인 D블록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당초 가장 인기를 끈 C블록에서 신규 확보를 노리는 LG유플러스와 재확보에 도전하는 SK텔레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결과는 달랐다.

SK텔레콤이 포기하고 D블록으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결국 C블록 입찰이 LG유플러스 단독 참가로 마무리돼 버렸다. 이번 주파수 입찰이 싱겁게 끝난 가장 큰 원인이다.

이로써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C블록인 2.1㎓대역에서 광대역(40㎒)을 구축하지 못했던 LG유플러스는 향후 다른 이동통신사들과 동등한 경쟁을 위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원활한 광대역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를 확보하게 됐다"며 "주파수경매 본연의 취지에 맞게 잘 진행된 것같다"고 만족스러운 반응이다.

C블록 놓친 SK텔레콤 뒷걸음질? 'NO'

업계에서는 인기 주파수대인 C블록을 반납하고 되찾아 오지도 않은 SK텔레콤이 결코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이는 SK텔레콤이 또 다른 광역대인 D블록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사용기한 만료로 반납한 2.1㎓ 대역(C블록)대신 2.6㎓ 대역(D블록)에 배팅했다. SK텔레콤은 광대역인 D블록을 최저경쟁가격인 6553억원을 뛰어넘는 9500억원에, 20㎒ 폭(E블록)은 최저경쟁가격인 3277억원에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SK텔레콤이 C블록(2.1㎓ 대역)을 사용하며 구축한 투자비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C블록 재입찰에 나 설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SK텔레콤 관계자는 “2.1㎓ 대역 기존 투자비 매몰과 2.6㎓대역 신규 투자비 지출을 감내하기로 했다”며 “이는 광역 주파수대를 확보하지 못한 LG유플러스가 무리한 배팅을 할 경우 재할당 비용이 2.6㎓대역 확보 후 신규 투자비용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D블록의 경우 모두 광역주파수대로 이동통신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며 “D블록을 확보한 SK텔레콤이 이번에 E블록까지 차지해 미래 투자 차원에서 손해를 봤다고 할 수없다”고 설명했다.

KT는 신사업 발판 마련

KT는 1.8㎓ 대역을 최저경쟁가격인 4513억원에 낙찰받으면서 신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신규 주파수를 싼값에 확보하고 기존 주파수 할당비용도 최소화해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평가다. 

KT의 경우 이번에 사용 중인 C블록을 입찰전에 사용기간 만료가 안돼 재할당 받았다. 이에 따라 KT는 이번 입찰에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면서 신규 사업으로 가장 쓸모가 많다고 판단한 B블록(1.8㎓대역 20㎒폭)에 도전했는데 뜻을 이룬 셈이다.

KT측은 "1.8㎓ 확보가 이번 경매의 주요 목적이었다"며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대역이라 향후 더 넓은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해져 만족한다"고 했다.

     ○. 2016년 주파수 경매 블록 현황

<자료제공=미래과학부>

이동3사 황금분할시대 지속되나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품질을 좌우하는 광대역대 주파수를 차지한 것이 이번 입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가한다. 앞으로 이동통신 3사간 품질면에서는 대등한 수준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황금 분할 시대가 장기간 지속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이동통신사들은 5세대(5G)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5G는 모바일 트래픽 급증에도 원활한 접속은 물론 4G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빠르다. 이에 맞는 다양한 모바일 상품도 등장을 예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이동통신 3사간 5세대 주파수 확보를 위한 치열한 ‘쩐의 전쟁’은 재개 될 전망이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이번 경매는 과거 두 차례의 경매에서 제기됐던 과열 경쟁이나 경쟁사에 대한 견제 없이 원만하게 진행됐다”면서 “각 사에 필요한 주파수가 시장원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공급됐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이동통신뿐 아니라 공공, 신산업 등 다른 영역까지 포괄하는 중장기 주파수 공급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모바일 트래픽 급증과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주파수가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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