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6.27 12:00

모든 형태 차량 체계에 탑재 가능…전방지역서 북한 군 도발에 교전규칙 따른 현장 대응 적합

자인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저격수탐지장비' SODA.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반경 1㎞ 내에서 아군을 살상하는 적군 저격수의 위치를 알려주는 '저격수 탐지제품'이 창원 방산부품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제품은 국내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국내 무인시스템체계와 연동이 쉽다. 향후 미래 전장에서 무인드론과 연계하거나 무인차량에 장착해 저격수 위치를 바로 간파한 후 저격수의 존재 의미인 '암살'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GP지역에서 북한군이 우발적이거나 계획적으로 총격도발에 나설 때도 정확한 위치를 즉시 탐지할 수 있다. 동종·동량 사격 등 UN 교전규칙에 의한 현장 대응을 알맞게 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의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렇듯 미래 전장에서 다방면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아직 정부와 군에 납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민간 신기술을 활용해 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들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신속시범획득체계'를 통해 방위력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북한군 총격도발 시 동종·동량 사격 등 교전규칙 의한 현장 대응 적합

1991년 계측기 전문 업체로 설립된 자인테크놀로지는 '저격수 탐지시스템'을 개발 완료하고 24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방산부품·장비 대전(KODEF 2021)'에 참가해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자인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차량설치용 '저격수탐지장비'(SODA :Sniper Observation & Detection Apparatus)는 2010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약 23억원을 투입해 국방과학연구소 민군겸용과제로 개발됐다. 

저격수 탐지장비(SODA)란 반경 1㎞에서 저격수가 쏜 탄환에서 발생하는 충격파와 총성을 감지해 디지털 신호와 음성으로 통보해 준다. 이 장비는 한화디펜스가 주관한 체계성능시험에서 표적탐지율과 방향정확도 모두 100%를 기록했다. 탐지거리는 최대 1500m이고 탐지율은 98%이상에 달했다. 

SODA는 360도 전뱡향 탐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적이 아군을 저격할 때 탄환에서 발생되는 충격파를 SODA-V에 장착된 7개 마이크로폰(음향센서)이 시간차를 이용해 방향을 찾아낸다. 그 다음에 들려오는 총성을 컴퓨터가 계산해 거리를 탐지한 후 아군에게 디지털 신호와 음성으로 통보한다. 수십 나노(10억분의 1)초의 극히 짧은 시간을 계산하는 장비인 것이다. 탐지 시간은 총성 신호를 받은 뒤 0.5초 이내이며 탐지 정보 표시는 1초 이내이다.

아울러 24시간 운용이 가능하며 차량장착 및 지상에도 설치가 가능해 탄력적 운용마저 가능하다.

특히 차량설치용 저격수탐지장비 (SODA-V :Sniper Observation & Detection Apparatus For Vehicle)는 국내 무인장갑차 개발기술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디펜스의 '보병용 다목적 무인차량(MUV)' 개발을 위해 저격수 탐지장비 개발로 진행됐다. 

국방과학연구소 부설기관인 '민군협력진흥원' 주관 시행정책인 '민군기술적용과제'로 제안해 2016년 말 사업승인을 받아 개발이 추진됐으며 당시 과제제안 시 개발목표(사용용도) 달성을 위해 '총성탐지장치'가 필요함에 따라 자인테크놀로지가 협력업체로 참여해 3년간에 걸친 개발과정을 통해 '저격수 탐지장비(SODA-V)' 실사격 및 군 시범운용을 통해 탐지성능을 검증한 바 있다. 

탐지성능 시험 결과 모든 개발 목표를 충족하며 탐지거리, 탐지율, 탐지범위 모두 훌륭한 성과를 보여 줬다.

이처럼 저격수 탐지장비(SODA-V)는 군의 요구사항에 따라 다양하게 운용될 수 있다. 지휘관/전술차량, 장갑차, 무인차량 등 모든 형태의 차량체계에 탑재해 VIP 경호, 수색정찰/전술적 차량행군 보호 등에 운용될 준비를 마쳤다.

향후 무인 드론과 연계한다면 저격수의 존재의미를 사라지게 할만큼 강력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장비는 지상에 설치해 운용될 수 있기 때문에 GP/GOP 지역, 해외 파병중인 부대 주둔지, 군의 주요 지휘통제시설, 원자력 발전시설 등 국가 주요 보안시설, 주요 비행단, 항만기지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

GP/GOP지역에서는 우발적 또는 계획적으로 북한군에 의한 총격도발 시 동종/동량 사격 등 교전규칙에 의한 현장 대응에 적합하다.

지난해 5월 북한군이 우리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4발의 탄흔과 탄두 등이 발견됐다고 알렸다. 이에 북한군 GP에서 운용 중인 화기로 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 군은 10여 발씩 2회에 걸쳐 경고사격을 한 뒤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했다.

SODA는 이런 상황에서 교전 기록을 저장할 수 있어 UN군사 정전위의 남북한 상호 과오 평가 시, 장비에 의한 현장기록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도시와 산악지역이 많아 저격수가 활동하기 좋은 국내 전투환경에서도 효과가 뛰어나다.

실제 북한의 저격병들은 구(舊)유고슬라비아의 분대 저격수용 소총인 M-76을 국산화해 쓰고 있다고 알려졌다. 북한제 저격총의 유효 사거리는 800m 최고 600m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사격하는 훈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보병 전술에서 저격수의 의미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분대당 저격수 한 명을 배치하고 있다. 북한군 저격수는 연대급 이상의 단위에서 집체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기 때문에 상당히 강한 전력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SODA의 최대 탐지거리는 1500m, 유효 거리 1034m로 북한군 저격용 소총의 유효 사거리가 600~700m인 만큼 저격병이 어느 곳에 숨어있든 탄환을 쏘는 순간 위치가 파악되는 셈이다. 우리 군의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자인테크놀러지 대표가 24일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방산부품·장비 대전(KODEF 2021)'에 참가해 전용준 국방티비 MC에게 SODA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원천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군과 정부, 관심과 지원 필요

미국,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등 방산 선진국들은 현재 저격수 탐지 장비를 이미 개발, 운용하고 있었다.

미군이 운용하는 '부머랭(Boomerang)'이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저격수 탐지 장비다.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실전 배치된 시스템의 경우 미국 BBN사의 '부머랭' 제품은 대략 대당 18만 달러(한화 2억318여만원)에 달한다.

언론 및 인터넷 자료를 토대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자인테크놀로지가 개발한 SODA-V가 탐지거리나 탐지정확도, 탐지율, 환경 적응성 등 항목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민철 자인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기자와 만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잘아시다시피 미국 '부머랭'이 2억원 그리고 프랑스 필라가 1억4000만원이다. 하지만 SODA는 1억 미만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성능이 부족한 점이 없다. 오히려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디펜스가 주관한 체계성능시험에서 표적탐지율과 방향정확도에서 모두 100%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저격수 탐지장비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 또한 뜨겁다. 자인테크놀로지는 지난 수년간 해외 방산전시회 및 온라인 화상 미팅을 통해 동남아권 및 중동권 국가들에서 각종 테러, 총기 사용에 의한 사회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장비 구매에 대한 문의가 확대되고 있어 수출 추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장비에 대한 군 또는 경찰 등에 전력화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하다보니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과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인테크놀로지는 국내 최초로 초음파유량계를 개발해 생산 중이며, 민수분야에서는 이미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사나 독일 지멘스(SIEMENS)사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인테크놀로지는 SODA를 원천개발했다. 또한 하청기업에 외주를 맡기지 않고 완제품을 만들고 있다.

신 대표이사는 "방산분야의 저격수 탐지장비(SODA-v) 해외 장비와 비교했을 때 탐지율 등에 있어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소형화와 저전력화 연구에 매진하며 운용 효율 및 안정성을 극대화하고 더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도, 인도네시아, UAE,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외국에서는 이미 우리가 만든 저격수 탐지장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저희 규모 기업이 원천기술과 독자적인 개발로 완제품을 만드는 것이 쉬운 환경은 아니다. 우수한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 방산 장비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군이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같이 미래전장에 활용가능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이 군에서 사용하려면 신속획득 시범사업을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방위산업은 기획부터 납품가지 10년 이상 소요돼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민간기업들이 참여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라며 "기획부터 납품까지 1년 안팎으로 이뤄지는 신속시범획득 사업을 통해 미래 신기술이 지배할 전장환경에 맞춰 민간 신기술을 빨리 도입해 군에 적용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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