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6.27 10:37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 (사진=영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 캡쳐)<br>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 (사진=영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 캡쳐)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보좌관과 키스하는 불륜 사진이 유출된 뒤 코로나19 거리두기 규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맷 행콕(43) 영국 보건장관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행콕 장관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유감을 표한 뒤 이를 수용했다. 존슨 총리는 사지드 자비드 전 재무장관을 새 보건장관으로 임명했다.

행콕 장관은 전날 영국 더선이 불륜설을 보도한 이후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더선이 입수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행콕 장관과 그의 측근이자 동갑내기 지나 콜러댄젤로가 보건부 청사에서 서로 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콜러댄젤로와 행콕 장관은 모두 결혼했으며 자녀가 3명씩 있다. 콜러댄젤로는 행콕 장관이 옥스퍼드대 라디오 방송국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다. 지난해 9월 보건부에 조언하는 비상임이사에 임명됐다

사퇴 여론에 불을 당긴 건 불륜보다 방역지침 위반이 컸다. CCTV 영상은 지난달 6일 촬영됐는데, 당시에는 한 집에 살지 않는다면 가족끼리의 포옹도 금지된 상황이었다. 코로나19 대응 전방에 서야할 보건장관이 이를 정면으로 어긴 것이다.

행콕 장관은 보도 직후 "거리두기 규정을 위반한 것을 인정하고 실망시켜서 미안하다"면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존슨 총리도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본다"며 그를 지지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행콕 장관의 '내로남불'을 지적하며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조사에선 행콕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답변(49%)이 '장관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25%)의 2배에 달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결국 행콕 장관은 보건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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