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7.02 00:00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엽록체 DNA 및 미토콘드리아 DNA 맞춤 교정 식물 제작

식물세포 내로 주입한 DdCBE는 엽록체 전달 펩타이드와 미토콘드리아 전달 신호를 이용하여 각각 엽록체, 미토콘드리아로 전달된다. DdCBE는 기관 내 DNA의 교정 위치에서 시토신 염기를 티민으로 치환한다. (그림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이 시토신 염기교정효소 를 이용해 식물의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정 염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식물 소기관의 DNA를 맞춤 교정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서, 농작물 육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는 각각 광합성과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식물 세포 내 소기관이다. 

이들의 DNA를 교정하면 광합성 효율, 항생제 저항성 등을 조절해 농업적·유전적 가치가 높은 식물을 개발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해 웅성불임을 유도하면 단위면적 당 수확량과 내병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현재 유전체 교정 기술로 널리 활용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는 식물 소기관의 DNA 교정이 불가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해 유전체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RNA 기반의 인공 제한효소다. 긴 DNA 중 절단하고자 하는 목표 염기서열을 찾아가는 작은 RNA와, 실제 DNA를 절단하는 역할을 하는 Cas9 단백질로 구성된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유전병이나 에이즈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활용범위는 혈우병 유전자 교정 실험부터 유전자변형(GM) 작물까지 빠르게 확대돼 왔으며, 최근에는 영국 정부가 인간 배아의 유전자교정 실험을 최초로 허가하면서 더욱 크게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가위가 잘못 작동해 교정이 필요한 위치가 아닌 엉뚱한 위치를 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난해 Ddda 탈아미노 효소를 이용한 새로운 염기교정효소 DdCBE가 개발되어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이 가능해졌다. 연구에서는 DdCBE를 변형해 식물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를 최대 99% 효율로 교정해냈다.

연구진은 우선 다양한 조합의 DdCBE를 상추와 유채 세포에 주입하여 가장 효율이 높은 DdCBE를 선정했다.

이를 식물 원형질체에 도입, 엽록체 DNA의 시토신 염기를 티민으로 치환함으로써 항생제 저항성을 가진 식물 개체를 제작해냈다. DdCBE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식물 세포 소기관의 DNA를 교정한 것이다.

나아가 DdCBE DNA를 사용하지 않고 DdCBE mRNA를 세포에 직접 도입하여 염기 교정의 정확성을 높였다. 

강범창 선임연구원은 "식물의 엽록체 및 미토콘드리아 DNA를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게 됐다"며 "작물 육종 연구 및 형질 개선에 기여하여 식량 문제 해결의 새 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진수 단장은 "엽록체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켜 광합성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농업 생산성 증대는 물론이고 이산화탄소 저감을 통해 기후위기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쳐 플랜츠에 7월 2일 0시 게재됐다. 

김진수(왼쪽) 단장, 강범창 선임연구원 (사진제공=IBS)
김진수(왼쪽) 단장, 강범창 선임연구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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