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7.03 07:20

4.2% 이루면 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하이투자증권 "4% 중반대 수준"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2%로 제시했다. 기존 대비 1.0%포인트 상향한 것으로 한국은행 전망보다도 0.2%포인트 높다. 4.2%를 달성하면 2010년(6.3%) 이후 11년 만에 최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해 수출 호조세에 이은 백신접종에 따른 하반기 내수 회복으로 올해 4.2%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반기까지의 경제상황만 살펴보면 4.2% 달성 경로는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향해 순항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548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9.7% 증가하면서 6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은 4개월째 500억달러를 상회 중이고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두 달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2분기 수출 증가율은 42.1%로 44년 만에 40%를 초과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수출입을 리뷰하면서 '기록은 갈아치우라고 있는 것'이라 표현했는데 6월은 '끄떡없다'는 말로 대변할 수 있다"며 "2011년 1월 이후 10년 만에 15대 주요 품목 모두와 9대 주요 지역 모두 동시에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상반기(1~6월) 수출은 역대 1위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수출은 3032억3800만달러로 집계됐는데 상반기에 3000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유일하게 연간 6000억달러를 돌파했던 2018년의 상반기(2967억달러) 실적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처럼 상반기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연간 수출은 2018년(6049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가 점차 줄어들고 공급 측 병목현상, 델타 바이러스의 영향 등으로 수출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세계 경제가 회복 추세에 있다는 점은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29일 '2021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수출은 지난해 대비 17.4% 증가한 6017억달러, 수입은 26% 늘어난 5912억달러, 무역수지는 106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지상 무협 연구위원은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에 이어 견조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주력 수출품목을 전기차, 바이오헬스 등 차세대 신성장 산업으로 다변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존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편성한 33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도 성장률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1차 추경의 경우에도 성장률을 소폭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간담회에서 "추경이 15조원 가량 확정돼 70% 정도 집행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한은의 거시계량모형으로 추정하면 우리 성장률을 0.1~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추경 규모가 1차 때보다 2배 이상 확대된 만큼 성장률 상승 기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추경에는 소득하위 80%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등을 포함해 코로나 피해지원금 3종 패키지에 15조~16조원을 투입하면서 내수 경기활성화를 유도할 전망"이라며 "수출과 내수 활성화, 두 가지 성장 모멘텀이 3분기 GDP성장률을 상향시킬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올해 GDP성장률은 정부가 예상하는 4.2%를 상회하는 4% 중반대 수준을 기록할 공산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자료제공=현대경제연구원)
(자료제공=현대경제연구원)

한편, 전문가들의 전망은 정부 목표에 비해 소폭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기업 및 연구소, 금융기관 등 1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하반기 경제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49.6%)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3% 이상~4%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기대치를 넘는 '4% 이상~5% 미만'은 15.9%, '5% 이상'은 1.8%로 나타났다. 반면 3명 중 1명은 3% 아래를 예상했다. '2% 이상~3% 미만'은 22.1%, '1% 이상~2% 미만'은 10.6%로 '3% 미만' 전망이 32.7% 확인됐다. 이는 4% 이상 전망(17.7%)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우리 경제의 긍정적 요인으로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반등', 소비심리 회복, 코로나 영향 탈피, 확장적 재정정책, 실물경기 회복 등을 거론했다. 부정적 요인으로는 가계부채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정부부채 증가, 코로나 장기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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