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7.04 14:00

삼성, 1분기 국내 점유율 67%로 애플 '압도'…LG폰 10% 점유율 향방 '관심'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 판매에 힘입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6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22%로 2위에 오른 애플과의 격차는 45%포인트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12'의 흥행에 맞대응하고자 '갤럭시S21' 시리즈를 조기 출시한 것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는 LG전자가 26년 만에 휴대전화 사업을 철수하면서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LG폰 사용자들이 애플보다는 삼성전자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대부분 가지고 간다고 가정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전자가 오는 8월부터 자체 유통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던 삼성전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기 출시' 승부수 적중…갤럭시S21·A31 흥행 '쌍끌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7%, 애플이 22%, LG전자가 10%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64%에서 4분기 58%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다시 60%대를 회복했다.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8%에서 4분기 31%까지 급등했다가 뒷걸음질을 쳤다. 휴대전화 사업 철수를 결정한 LG전자의 점유율은 2분기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 (자료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 (자료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1분기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역시 '갤럭시S21'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을 지난 1월 조기 출시하고 출고가를 100만원대 이하로 낮춰 시장을 공략했다. 이는 자급제와 알뜰폰 조합을 찾는 MZ세대의 수요 증가와 맞물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의 경우 출시 시기가 코로나19 확산과 중첩됐고, 비교적 높은 출고가로 판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갤럭시S21'에 이어 지난해 5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보급형 LTE 모델인 '갤럭시A31'이 2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은 저렴한 가격에도 쿼드 카메라와 대용량 배터리를 갖추고 있어 5G 요금제 전환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의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장기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아이폰12 프로', '갤럭시S21 울트라',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2', '갤럭시S21 플러스' 등의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아이폰' 판다는 LG…삼성 "긴급 대책회의 사실 아냐"

삼성전자와 애플은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이후, LG전자의 국내 점유율 10%를 가져오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중고폰 보상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사용 중인 LG폰을 자사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기존 중고폰을 시세로 보상하고 15만원을 추가 보상해주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타사 제품에 중고폰 보상금을 지급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LG전자가 자체 유통 매장인 LG베스트샵 400여개 매장에서 이르면 8월부터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판매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은 커졌다. 이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던 삼성전자에 LG전자와 애플의 동맹은 고려하지 않았던 변수다.

하지만, LG전자와 애플의 공조 시도가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8년 5월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 때문이다. 영세 대리점을 보호하기 위한 이 협약은 '삼성전자 판매망은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제품을, LG전자 판매망은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제품만 판매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영세 대리점들은 "대기업이 자체 매장을 활용해 타사 제품을 판매할 경우, 곧장 대리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상생협약을 위반하는 행위를 감내하면서 아이폰을 판매해야 하기에, 이를 강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아이폰 판매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정도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일부 매체의 보도와 달리 현재의 사안에 대해 긴급 대책회의는 없었다"면서 "제3자의 입장에 놓인 만큼, 아직 별도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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