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7.05 16:34

"일부 친노세력, 정동영 안 찍어 이명박 승리…누구든 되는 사람 중심 단결하는 게 원팀 정신"

송영길(왼쪽 두 번째) 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송영길(왼쪽 두 번째) 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부 여권 강성 지지층이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과도한 견제를 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송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에 '세간에 당내에서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강력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있는데 실제로 그러하냐'는 질문에 "일부 세력이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내에서 '누가 되면 절대 안 된다,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 이런 마음을 가진 일부 극단 지지자들이 있겠지만 소수라고 본다"며 "누가 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원팀을 만드는 게 당대표로서 역할"이라고 잘라 말했다.

계속해서 송 대표는 과거 사례를 들어가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노무현 정권 말기 때 정동영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으나 당시 일부 친노(친 노무현) 세력은 정동영보다 이명박이 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정동영 후보를 안 찍었다"며 "그 결과 500만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고 정동영 후보는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어떻게 됐나, 철저한 검찰 보복으로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게 되는 비극적 상황이 발생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대깨문'(강성 친문 지지층을 비하해서 쓰는 용어)'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 '누가 되면 차라리 야당하겠다'라고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고 제대로 성공시킬 수 없다는걸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나타난 뚜렷한 '이재명과 비(非) 이재명 구도'에 따른 당내 갈등에 대한 경고로 읽혀진다. 최근 민주당은 '대선 경선 연기 논란'부터 국민면접관 섭외 문제의 혼선에 이르기까지 난맥상으로 보였고 이에 따라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소위, 대깨문)로부터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송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번 기회에 그들에게 자중하고 단합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송 대표는 특히 친문 일각의 '이재명 불가론'에 대해 비판했다. 송 대표는 "저는 부엉이모임도, 민평련도 아닌 비주류로 배제의 아픔을 겪고 네 번째에야 당 대표가 됐다"며 "이재명에 대해서 배척하지 말아라. 누구든 되는 사람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하는 게 원팀 정신이다. 공정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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