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7.07 14:22

박영수 "도의적인 책임 통감" vs 국민의힘 "고가 수입 차량 제공 받아"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수산업자 행세를 하며 검찰·정치권·언론 등에 금품 로비를 벌인 김모씨(43·수감 중)로부터 포르쉐 차량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사의를 표명했다.

특별검사는 고위 공직자의 비리혐의가 강력하게 의심되거나 드러났을 경우 검찰과는 별도로 관련자를 수사, 기소할 때까지 독자적인 수사를  하는 수사기구를 말한다. 검찰만이 기소권을 갖는다는 기소독점주의에서 벗어난 예외적인 제도이다. 

특검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검사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맡은 사건과 관련된 사안만 수사할 수 있으며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등에게 수사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법 의결이 필요하다.수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예산에서 지원한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 특별검사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진 일명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에 임명돼 관련 수사를 지휘해왔다.

박 특검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모 부장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특별검사로서 그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퇴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특검과 임명된 특별검사보 2명 모두 오늘자로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특검 조직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검 궐위 시 특검보가 재판 등 소송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며 "향후 후임으로 임명될 특검이 남은 국정농단 재판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박 특검은 김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김씨에게 포르쉐 렌트비 250만원을 지급했다며 "보도 내용 중 포르쉐 무상 제공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모씨를 통해 김씨를 처음 만났고,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받았다"며 "그 후 2~3회 만나 식사했고 의례적인 안부 전화를 한 적은 있지만 김씨 사업에 관여하거나 행사 등에 참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수사당국에 박 특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부적절한 로비 의혹의 당사자가 법 정의를 이야기하며 또 다른 의혹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박 특검의 사의표명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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