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7.08 10:20
아이티 국기. (사진=네이버 캡처)
아이티 국기. (사진=네이버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조브네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사저에서 외국용병들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암살당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는 성명을 내고 "모이즈 대통령이 이날 새벽 1시께 수도 포르토프랭스 소재 대통령 사저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함께 있던 영부인도 총에 맞아 위독한 상태다.

암살범 정체는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용병이라는 것은 확인됐다. 이들은 미국 마약 단속국 요원으로 위장하고 대통령 사저로 침입했다.

보치트 에드모 주미 아이티 대사는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기자들을 만나 "확보한 영상을 봤을 때 암살범들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용병들이 확실하다"면서 "그들은 서로 스페인어를 사용했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떠났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아이티의 공용어는 프랑스와 아이티 크레올어다.

조제프 임시 총리는 2주 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포르토프랭스의 국제공항도 폐쇄돼 아이티를 오가는 항공편도 취소됐다.

최근 중남미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는 되풀이되는 자연재해와 빈곤 등으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모이즈 대통령은 바나나 수출업자 출신으로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된 후 2017년 2월부터 아이티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었다.

국제사회는 충격 속에 이번 암살 사건을 일제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피살 사건에 대해 '끔찍한 암살'이라고 규탄하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이즈 대통령의 끔찍한 암살 소식을 듣고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미국은 아이티 국민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는 안전하고 안정된 아이티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통령 암살 책임자를 법정에 반드시 세우라고 아이티 당국에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암살범들은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 “혐오스러운 행위 앞에 모든 아이티 국민이 단결하고 폭력을 배척해달라”고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해 아이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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