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7.12 11:23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생태계가 미흡한 우리나라는 전용공정·협력을 통한 파운드리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2분기를 정점으로 하반기 점진적 회복세에 들어서겠지만, 오는 2022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정상 생산 수준 회복이 아닌 지연된 생산량만큼 추가 공급되어야만 자동차 산업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는 기능별 고성능 칩으로 통합이 예상되며, TSMC 공정의 대체 불가능성이 증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자동차 시스템이 독립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도메인별 통합 ECU(DCU)→ 고성능 반도체' 중심 추세로 변화할 전망이어서 고성능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미국·일본은 정부 주도로 파운드리 현지 공장을 유치하고, 자국 내 완성차·팹리스·파운드리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나, 한국은 자동차-반도체 업계 간 협업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우 정부는 보조금 및 전방위 협력 지원 하에 인텔이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해 포드·GM에 반도체를 공급할 계획이다. 추가공정 설립 없이 기존 공정에 차량용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9개월 내 양산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도요타·덴소는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지분 투자 및 팹리스 합작회사 MIRISE를 설립했고, 정부 주도 공동 투자를 통한 TSMC 현지 공장 설립으로 반도체 공급망 위험 관리에 나섰다.

반면, 국내는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의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통한 수급난 품목 정보 공유에 그치는 등, 아직 협업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2인치 웨이퍼 공정이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는 삼성전자 외의 파운드리 공정이 부재해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직접적인 협력 중개와 타 파운드리 기업의 수요 기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전 대비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량이 적어 파운드리 기업의 투자·생산 동기가 크지 않으며, 팹리스에서 개발하더라도 국내 기업이 생산을 거부하거나 사양 부재로 해외 생산 위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또 인증 및 경쟁력을 구비한 차량용 반도체 전용 파운드리 공정 육성을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에서 구축한 전력반도체 공정의 경우 AEC 인증이 미비하며, 산업 내 인증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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