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7.14 06:52

이동훈 "여권 인사, 윤 전 총장 배신하고 정권 도우면 사건 무마 회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공=국민의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 인사의 회유를 받았다고 폭로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즉각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3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충격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변인을 맡았던 이 전 논설위원은 이날 경찰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여권 인사가 자신을 찾아와 윤 전 총장을 배신하고 정권을 도우면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100억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입건된 이 전 위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위원은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권 쪽 사람이 Y(와이)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 뭐 그런 식으로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 했다"며 "(결과적으로)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하는 그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공작이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은 곧이어 별도의 입장문을 배포해 수산업자로부터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은 "당일 오전 큰비가 와서 저는 골프 라운드가 불가하고 아침 식사만 한다는 생각으로 골프채 없이 갔다가 (중고 골프채를) 빌려서 친 것"이라며 "이후 저희 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윤 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다"며 "피의사실 공표(언론보도)가 윤 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일(6월29일)에 시작됐다.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례없는 인권유린"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이 전 위원은 윤 전 총장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돌연 사퇴했다. 사퇴 이후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하던 날 오후에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전 위원이 '가짜 수산업자' 관련 사건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 전 위원이 '여권 인사의 회유'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무소속 신분이지만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의 즉각적인 당 차원의 진상규명 착수 발언은 여권의 정치공작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하지는 않았지만 이 전 위원의 주장대로 실제 여권의 회유가 있었다면 대선을 앞두고 그 자체로 중대한 불법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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