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1.07.16 05:30

국민은행, 아바타·AI 활용 메타버스 영업점 구축 계획…신한은행, 가상공간 고객 영업·이벤트 준비

메타버스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신입행원 수료식 행사 및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된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MZ세대 직원들의 소통의 시간. (사진제공=하나은행, 우리은행)
메타버스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신입행원 수료식 행사 및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된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MZ세대 직원들의 소통의 시간. (사진제공=하나·우리은행)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메타버스 바람이 은행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은 직원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는데 그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가상 영업점에서 은행 업무를 보는 일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들의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메타버스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있는 메타버스를 통해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타버스는 확장 가상 세계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성한 신조어다. '가상 우주'라고 번역하기도 했다.

3차원에서 실제 생활과 법적으로 인정되는 활동인 직업, 금융, 학습 등이 연결된 가상 세계를 뜻한다. 구체적으로,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생활형, 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한다.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과 용어다. 작품 속에서 메타버스는 고글과 이어폰, 즉 시청각 출력장치를 이용해 접근하는 가상세계로 규정한다.

심임보 교수는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서 메타버스를 "가상 자아인 아바타를 통해 경제, 사회, 문화, 정치 활동 등을 이어가는 4차원 가상 시공간"으로 정의했다. 

최근 주요 은행들은 메타버스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4일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금융과 연계하는 실험에 나섰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올해 아바타와 가상 영업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Gather)'를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이달 1일 오픈했다. 금융·비즈센터, 재택센터, 놀이공간 등 3개 공간으로 분류된 KB금융타운에서는 경영진 회의, 외부업체와의 기술 미팅 등이 진행됐다. 앞으로는 타운홀 미팅 등에도 KB금융타운을 활용할 방침이다.

기술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금융 콘텐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로블록스(ROBLOX) 플랫폼이나 가상 현실기기(HMD)를 활용한 가상금융 체험관을 실험할 예정이며, 아바타와 AI를 활용해 메타버스 영업점을 구축해 고객상담·이체·상품 가입 등 금융 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이달 12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가상세계에서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연수원 오프닝 행사와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이 메타버스에서 진행됐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라울'이라는 아바타 캐릭터로 참석해 신입행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비대면 소통의 장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은행장과 MZ세대 직원들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광석 은행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의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내에서 구현 가능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공간에서의 대고객 영업과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기술 발전으로 확장된 새로운 고객 접점 영역"이라며 "아직은 은행들이 '메타버스에서 이런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하는 수준이지만, 비교할 만한 대고객 서비스가 출시되는 단계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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