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윤해 기자
  • 입력 2021.07.31 09:45

'제5회 대한민국 애완곤충경진대회' 8월 1일 폐막…딱정벌레 등 살아있는 곤충 33종·국내외 곤충 표본 50여점 전시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 제1전시관에서 열린 애완곤충경진대회. (사진=안윤해 기자)

[뉴스웍스=안윤해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장기화로 적잖은 외로움을 느낀다면 '애완 곤충'은 어떨까. 

반려견과 반려묘에 이어 '곤충'이 각광받고 있다. 곤충은 강아지나 고양이보다 키우는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기에도 적당하다. 산책이 필요 없다는 것도 덤이다.

무엇보다 곤충은 알을 깨고 나와 애벌레에서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기까지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관찰할 수 있어, 반려견이나 반려묘와는 또 다른 매력을 준다. 게다가 최근 재테크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주목해볼만 하다.

29일 기자는 '대한민국 애완곤충경진대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을 찾았다. 농촌진흥청과 서울시가 애완곤충 산업을 발전시키고 곤충 애호가들이 곤충과 교감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이 행사는 올해로 벌써 5회째를 맞았다. 

주말인 8월 1일까지, 나흘간 문을 여는 전시장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기른 애완곤충을 겨루는 경진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곤충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연구기관의 전시 부스와 각종 체험 행사가 마련됐다. 

29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 제1전시관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애완곤충경진대회에서 아이들이 장수풍뎅이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안윤해 기자)

우와, 진짜 멋있게 생겼다! 살아서 움직이네?

전시장 한쪽 용인곤충테마파크가 마련한 부스에서 어린이들의 외침이 들렸다. 어린이들은 애완곤충으로 인기 있는 종인 '장수풍뎅이'의 생태를 체험 중이었다.

수컷 장수풍댕이 머리에는 긴 뿔이 나있고 암컷보다 크기도 크며 등껍질이 더 반질반질하다. 체험장에는 젤리를 놓아두었지만, 야생에서는 참나무 수액을 먹고 산다. 장수풍뎅이는 우리나라에 사는 곤충 중 몸집이 큰 편에 속하고, 비교적 키우기가 쉬워 애완곤충으로 사랑받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장숭풍댕이 만큼 애완곤충으로 인기를 끌고있는 넓적사슴벌레도 볼 수 있었다. 넓적사슴벌레는 몸이 납작해 이름이 붙여졌으며 현재는 서울시 보호종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곤충이다.

한편, 애완곤충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곤충을 전문적으로 사육해 판매하는 생산농가가 증가하고 있고, 애완곤충 사육장, 사육 키트 등의 부업도 각광받고 있다. 용인곤충테마파크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곤충 체험 패키지와 사육세트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 온라인 수강 서비스 '클래스 101'에는 희귀곤충을 이용한 부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가정집 방 한켠에서 희귀곤충의 알을 부화시켜 판매하는 이른바 '곤충 재테크'다. 희귀 곤충의 알은 종류에 따라 최소 200만원부터 15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또 애완곤충뿐만 아니라 식용·사료용 곤충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전업·부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곤충을 구매할 수 있는 곤충가게와 곤충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었다. 전시장 중앙에는 ▲곤충문화역사관 ▲물가마을 ▲땅마을 ▲초원마을 ▲숲마을 등 5가지 테마 전시관을 만들어 신규애완곤충, 치유곤충 등 33종의 곤충을 전시했다. 또 국내외 곤충 표본과 세상에서 가장 큰 기네스 곤충 표본 전시 50여점도 볼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부스에서 전시하고 있는 딱정벌레. (사진=안윤해 기자)

이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부스에서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외에도 애완곤충이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국내 서식종이 다수 소개됐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아직 애완곤충으로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특징을 가진 곤충들을 모아 전시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곤충은 '딱정벌레'다. 등 부분이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등 영롱하게 빛난다.

국내 서식 딱정벌레는 산과 강 등 서식 지역과 환경에 따라 등 부분의 색깔이 다르다. 퇴화된 뒷날개로 인해 서식지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지역의 비슷한 종들과 자연 교배가 불가능해지면서 각 지역의 특징을 담은 알록달록한 색이 나타났다. 한반도에는 약 11아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종의 하위 단위인 '아종'은 서로 인위적인 교배는 가능하지만 서식지 등의 차이로 자연적인 교배가 불가능한 종을 말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치유 곤충 연구 사례와 관련 교구. (사진=안윤해 기자)

송정훈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는 "최근 치유농업법 시행으로, 곤충도 '치유 곤충' 혹은 '반려 곤충'으로 키울 수 있도록 염두하고 있다"며 "알에서 성충까지 직접 키우고 이름 짓기·집 만들기 등 인격적 관계를 맺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치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 지역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65세 이상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곤충을 이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만족도와 행복감은 높아지고 스트레스 및 우울증 지수는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송 연구사는 "이번에 전시한 국내 서식 딱정벌레는 색깔이 알록달록 보석과 같이 예쁘다"며 "충분히 개발돼 농가에 보급되면, 어린이들이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로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애완곤충을 키우며 더 즐거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5회 애완곤충경진대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지침에 따라 관람 및 대회 참가를 사전등록제로 운영한다. 관람은 하루 3회로 나눠 동시관람객 500명 이하만 입장할 수 있다. 경진대회는 무관객으로 진행하며 종목별 참가자는 시간에 따라 개별 참가한다.

경진 종목은 ▲우량곤충 2종 ▲멋쟁이 곤충 6종 ▲귀요미 곤충 3종 ▲타잔 곤충 1종 ▲곤충 과학 왕(관찰 기록상) ▲신규 애완곤충 발굴 ▲곤충 퀴즈대회 ▲학습 곤충 활용 우수사례 등 8분야 16종목으로 농식품부 장관상 등 48점을 시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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