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8.04 09:55

대기업 대표 5명 중 1명 자사주 매입…김남구·김종구·황철주 회장도 20만주 이상 매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증권시장이 요동치면서 대기업 대표이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표이사 5명 중 1명 꼴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작년부터 올해 7월까지 시가총액 500대 기업 소속 대표이사들의 자사주 매입액은 1514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대표이사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으로 매입 주식수가 88만주를 웃돌았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두 기업 주식 8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과 김종구 파트론 회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도 각각 자사주 20만주 이상을 매수했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시총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 30일까지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852명의 전·현직 대표 중 자사주를 사들인 인원은 144명이었다. 이들은 총 473만7160주를 1514억원에 사들였고, 1719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의 미래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과 함께 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기 때문이다.

조사 기간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이사 중 오너일가는 44명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했다. 오너일가의 매입 주식 수는 전체의 69.1%에 해당하는 327만1041주로 집계됐으며, 매입액은 1342억원으로 전체의 88.6%에 달했다. 전문경영인의 매입 주식 수가 146만6119주, 매입액이 172억원인 점에 비춰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월등히 컸다.

개인별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가장 활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주식 58만1333주(406억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411억원) 등 총 88만5092주를 817억원에 매수했다. 조사대상 전체 대표이사들의 자사주 매입 현황 가운데 주식수로는 18.7%를 차지하고, 매입액으로는 53.9%에 달하는 규모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26만3000주를 86억원에 사들여 정 회장 다음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가 컸다. 이어 ▲김종구 파트론 회장, 21만6585주(21억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21만3000주(10억원)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16만9118주(6억원)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 13만2954주(18억원)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 13만1500주(11억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11만5000주(6억원)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11만3355주(13억원)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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