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8.04 11:50
선박 납치 추정 지역의 지도. (사진=BBC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파나마 국적 유조선이 오만해에서 무장세력에 의해 나포됐다. 서방국가들은 이란을 의심하고 있으나 이란 정부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3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항에서 동쪽으로 약 60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선박 납치'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UKMTO는 주변 선박들에게 극도의 주의를 경고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역이다. 파나마 깃발을 단 '아스팔트 프린세스'는 8~9명의 무장세력에게 나포됐다. 괴한들은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를 이란 쪽으로 몰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UKMTO 관계자는 배후로 친이란 민병대를 지목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번 선박 사건을 긴급하게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미군은 사태를 주시하기 위해 최소 한 척의 군함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프린세스호는 UAE 두바이에 기반을 둔 회사가 소유한 배다. 지난 2019년에도 이 회사사 보유하던 선박이 이란혁명수비대에 납치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연루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이란 외무부는 “이란을 음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도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이란군과 중동의 이슬람 저항운동 모든 세력들은 이번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다"면서 "이 사건은 이스라엘과 서방국가들이 이란에 적대적인 국제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오만해 유조선 피습 사건 발생 5일만에 벌어진 이번 선박 나포로 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 해운사가 운용하는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가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 당시 공격으로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 보안요원 1명 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 발생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은 일제히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핵합의 복원을 두고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또 나포 사건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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