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8.04 16:31

화물운송 극대화로 여객 수요 감소 극복

대한항공 화물전용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화물전용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항공화물 수요 확대로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909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총 33개 증권사 중 18개 증권사가 매출액 전망치를 상향해 실적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81% 증가한 1122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확산돼 여객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화물수송을 극대화해 지난해 2분기부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도 여객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화물 수요가 상당부분 실적을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등 화물 운송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 작년 3월 기준 38회 운항했던 화물전용 여객기를 현재 월 800회 이상 운항하고 있다. 또 기내 좌석 위 짐 칸인 오버헤드빈, 여객기 좌석 공간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안전장치인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 좌석을 장탈해 화물을 탑재하는 'CFL(Cargo Floor Loading)' 등을 적용해 화물전용 여객기의 화물 탑재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작년 3월 인천-호치민 노선을 시작으로 화물전용 여객기를 운항한 지 1년 5개월 만인 지난 1일 화물전용 여객기 1만회 운항을 달성했다. 그간 세계 각지로 수송한 물량은 40만톤에 달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회복 기조 및 해상운임 상승과 선박 부족의 영향으로 2021년 상반기 인천공항 항공화물 물동량은 2020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62만톤을 기록하는 등 항공화물 운임 및 수요가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0.9% 증가한 9830억원으로 예측됐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0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여객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물 실적을 통해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A350 개조기와 화물 전용여객기를 통해 화물운송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 올해 1분기, B747 화물기의 탑재 공간을 활용해 약 135톤의 화물 운송을 추가로 확보했다.

특히 여객기의 화물칸을 활용한 화물전용여객기는 화물 운송 수요가 높은 미주,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IT·전자기기 부품 ▲전자상거래 수출품 ▲개인보호장비 등의 탑재 물량을 늘려 화물 분야 매출액을 확대했다. 또 전용 팔레트(화물 적재를 위한 철제 판넬)를 이용해 기존 사용하지 못했던 화물적재 공간을 적극 활용, 대당 최대 왕복 8톤 정도의 화물을 추가 운송하고 있다.

특수 화물 수송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해 극저온, 냉동, 냉장 수송 콜드체인 구축이 필요한 코로나 백신을 국내 최초로 운송했으며, 지난 6월 1일 국내 첫 도입된 '모더나' 백신 5만5000회분을 운송했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에 계란 총 7000톤을 운송하는 등 의약품, 동∙생물 등 다양한 특수 화물 운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여객 수요가 부진한 만큼, 화물 반사이익이 확대됐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 부진은 예상했던 반면, 꺾일 줄 알았던 화물부문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덕분에 전체 영업이익은 기대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찬가지 수혜로, 연결실적에 반영되는 에어부산의 적자를 만회하고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에 대한 3분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물의 경우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세가 지속될 정도로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는 3분기 항공화물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행에 따라 일부 국가는 트래블 버블을 통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본격적인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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