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8.11 17:25
기아 노사가 2021년 임단협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기아 노조 노동자방송 캡처)
기아 노사가 2021년 임단협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기아 노조 노동자방송 캡처)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가 여름휴가 후 임단협 진행을 재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가 각 사가 당초 목표인 추석 연휴 전 임단협 타결을 이룰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지난 10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2만8527명 가운데 2만4710명이 투표해 2만1090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찬성률은 투표자 수 기준 85.4%, 전체 조합원 수 기준으로는 73.9%다.

이로써 기아는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기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파업권을 확보한 바 있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월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최대 만 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 단축, 신규 인원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아직 별도 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는 특히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는 지난달 29일 소식지를 통해 "정의선 회장은 수차례 공정한 성과분배를 약속했다"며 "정 회장은 회사 이익 창출에 기여한 3만 조합원에 대해 공정한 성과 분배가 이루어지도록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요구에 성실히 답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불 능력을 고려하면 과한 수준'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단협 타결을 이룬 만큼 기아도 파업보다는 교섭을 속개,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쟁의행위 찬성률이 70%를 웃돌고, 성과분배뿐 아니라 신입사원 충원 등에 대해서도 노사 간 입장차가 큰 것이 변수가 될 예정이다.

한국지엠 노조도 여름휴가를 끝내고 본격적인 임단협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11일부터 전 간부 출근투쟁을 재개했다.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8일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지만 부결됐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생산직 3만원·사무직 정기승급분 인상, 격려금 450만원 지급 등이었다. 당초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의 150% 지급, 격려금 400만원 지급 등을 주장했다.

이에 지난 29일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 지부장은 성명서를 내고 "잠정합의안 과정과 결과물에 대해 조합원들의 뼈아픈 질책이 이어졌다"며 "부결 의견에 담긴 조합원들의 의지와 요구를 되새겨 휴가 후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 측은 일단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청할 예정이지만, 잠정합의안이 한 차례 부결된 탓에 향후 합의안 마련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향후 교섭대표회의, 쟁의대책회의 등을 열고 올해 임단협 교섭 방향과 투쟁 수위 등을 조정할 방침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하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교섭을 재개한다.

앞서 사측은 2020·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원 등 총 800만원의 일시금 지급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해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사측의 추가 제시안을 보고 쟁의행위 찬반 투표 실시 여부를 정할 예정이지만, 일단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교섭을 이어갈 방침이다. 업계는 노사 간 입장차는 크지만 'XM3'의 성공적 유럽 수출에 대한 뜻에 노사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임단협 타결에 대한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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