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8.12 16:21

"국민 삶 책임질 것처럼 말하는 게 감언이설·사기"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최재형 전 감사원장 인스타그램 캡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최재형 전 감사원장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 삶을 왜 정부가 책임져야 하나"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자 "이제는 우리 정치의 수준을 올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감이다. 정치가 이런 것인가 또 새삼 느끼게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앞서 지난 1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출연해 "현재 이 정부의 목표 중에 제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나"라며 "국민의 삶을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시스템"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같은 당 대권주자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져야 할 아무 책임도 없다면 최 후보님은 도대체 무엇을 책임지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오셨느냐"고 질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 삶을 책임질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는 게 북한 시스템이라는 분이 국민들에게 무슨 비전을 설명하고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최 전 원장은 이에 대해 이날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고 있다"며 "'국민의 삶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말 뒤에, '도움이 꼭 필요한 국민들은 도와줘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 말을 자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계속해서 "국가가 책임진다는 말은 국가가 간섭한다는 말이고, 이 간섭은 언제라도 더 심한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역사는 말한다"며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말로 간섭하고, 통제하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곧 전체주의로 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책임질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감언이설이고 더 나아가서는 사기"라며 "우리 국민은 각자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려 노력하고 정부는 그런 국민을 돕는 것. 그게 바로 제대로 된 국정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역설했다.

또한 "당연히 제가 구상하는 미래 국정의 중요한 부분은 이들(사회적 약자)을 위한 실질적 배려"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자기 스스로 선택하여 자율적으로 살 수 있고,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간섭하고, 규제하고, 통제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국가의 책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말에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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