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8.23 14:18

러시아 북핵 수석대표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미·러 북핵 협의 열려

북한 미국 자료사진. (사진제공=픽사베이)
미국 북한 자료사진.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한미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23일 서울에서 북핵 수석대표 간 대면협의를 하고 인도적 지원 등 북한과 대화 재개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번 협의에서 한미 양측이 보건과 감염병 방역, 식수·위생 등 분야에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재차 촉구하면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노규덕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협의 직후 노 본부장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국은 남북통신선 복원, 한미연합훈련 진행 등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미 양국은 보건 및 감염병 방역, 식수·위생 등 가능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방안,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며 "앞으로도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의 직후 김 대표도 "우리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논의했다"면서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시된 대로 남북 대화와 관여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계속해서 남북 인도적 협력 사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정례적이며 순수하게 방어적 성격으로 한미 양국의 안보를 지탱한다"면서 "나는 계속해서 북한의 협상 상대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최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을 일축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방한해 한미,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면서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한미 협의 전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은 한반도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라며 "저의 (한국) 방문은 모든 대북 현안에 있어서 한국과 가능한 한 가장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결의에 대한 증표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미 협의 이후에는 김 대표와 러시아의 북핵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의 미러 북핵 협의가 진행됐다.

김 대표는 북한의 우방이자 6자회담 당사국인 러시아 측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함께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협조를 당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 만나 한미 고위급 협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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