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9.01 16:22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두테르테'라는 표현을 고리로 맞붙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필리핀 대통령으로 이른바 '공포정치의 대명사'처럼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마약과의 전쟁 선포 이후 용의자 수천명을 사살하는 등 초법적 수단으로 국가를 통치하고 있다. 

애초 홍 의원이 지난달 31일 '영아 강간·살해범'의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1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 방문에서 '홍 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과 관련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게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3권분립이 엄연하다면 대통령이 사법부의 일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혀진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이 반론을 펼쳤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확정된 흉악범 사형수를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해 형사소송법에 의거, 사형을 집행하겠다는데 뜬금없이 나를 두테르테에 비교하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자신부터 문 대통령 지시로 보수·우파 궤멸수사에 앞장섰던 지난날 적폐수사를 반성하고, 국민앞에 석고대죄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며 "오히려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처럼 수사지시를 하고 귀하는 그 집행의 선봉장에 서서 정치수사를 감행한 공로로 7단계를 뛰어넘어 검찰총장이 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誤爆)"이라며 "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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