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9.09 14:47

"탈레반은 모든 극단적 테러세력과 철저히 단절하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유엔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유엔)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제공=유엔)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코로나19 백신, 식량 등의 긴급 물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프간에 과도정부가 구성되자마자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 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화상으로 진행된 ‘아프간 인접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을 비롯해 이란,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6개국 외교장관들이 참석했다. 

왕 부장은 “아프간은 코로나19, 민생 악화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은 아프간 국민의 필요에 따라 백신 등 2억 위안(약 362억원) 규모의 물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힘닿는 데까지 중국은 아프간의 평화 재건과 경제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그 동맹국은 아프간 문제의 원흉"이라며 "그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교훈을 얻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아프간과의 대립 구도를 부각시켜 중국의 국익 증대를 도모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왕 부장은 지난 2016년 8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신 실크로드) 계획의 일환으로 개통된 중-아프간 화물열차 재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1차로 아프간에 지원하는 물품은 중국제 백신 300만 도스, 식량, 월동물자, 의약품 등이다. 총 2억 위안 규모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과도정부 구성을 발표하자마자 인도적 지원을 앞세우며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다만 테러 위험에 대한 경계심은 풀지 않았다. 왕 부장은 “탈레반은 모든 극단적 테러세력과 철저히 단절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정보 공유, 국경 통제 협력을 강화해 아프간에서 잠입하는 테러조직을 소탕하고 지역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